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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벤져스 해체 그후]차포 마상 뗀 염갈량, 묘수 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01-14 21:44


넥센 히어로즈가 6일 목동구장에서 2016년 시무식을 실시했다. 염경엽 감독이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선수단은 14일까지 개인훈련을 실시하고 다음 날인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전지훈련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1.06/

2014년 넥센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타선 자체가 화려했다. 3할 타율이 무려 5명.

그 중 홈런왕 박병호와 대형 유격수 강정호가 있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에 패했지만, 넥센은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행을 택했다.

2015년 넥센은 78승1무65패로 4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1승3패로 패했다. 그리고 박병호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넥센이 최근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두 가지다. '넥벤져스'라 불린 강력한 타선과 함께 합리적인 시즌 운용으로 안정감을 더했던 염경엽 감독의 존재다.

타선이 강한 넥센이지만, 투수력 자체는 운용의 묘가 많이 필요했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는 탄탄했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을 통틀어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딱 2명이다. 에이스 밴 헤켄이 2시즌 연속 규정이닝을 초과했고, 2015년 피어밴드가 규정이닝을 채웠다.

즉, 투타의 불균형이 묘하게 깔려 있었던 넥센. 자칫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다. 이를 연착륙 시킨 사령탑이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경엽 감독이다.

올 시즌 넥센의 전력은 완전히 다르다. 박병호와 강정호가 없다. 마무리 손승락과 지난해 5선발로 쏠쏠한 역할을 했던 베테랑 송신영도 이적했다. 한현희 역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넥벤져스'는 해체됐다. 완전한 새 판을 짜야 한다.


여기에서 다시 '염갈량'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준비, 그리고 시즌 전 주전과 백업을 알려주는 분업시스템 등 과학적 관리로 유명한 감독이다.

넥센의 '새 판'은 그동안 팀이 작동하고 있던 메커니즘 자체가 송두리째 바뀐다는 의미다.

2016년 넥센의 두 가지 핵심 과제는 '주력'과 '선발'이다. 최근 염 감독은 "박병호가 빠지면서 생긴 100타점의 공백을 발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 박병호의 빈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강지광과 같은 거포 유망주가 있긴 하지만, 얼마나 성장할 지는 미지수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서건창 김하성 고종욱, 그리고 신예 임병욱 등을 앞세운 '육상 야구'다. 여기에 강지광은 강력한 파워와 함께 100m를 11초에 주파할 수 있는 주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제대로만 성장한다면 '20-20'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넥센의 마운드는 그동안 필승계투조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약한 선발을 메워주는 보충제이기도 했다. 물론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선발이 부족한 한계를 보이긴 했다.

올 시즌 조상우가 선발로 전환한다. 외국인 선수 2명(피어밴드, 로버트 코엘로), 양 훈과 함께 선발진을 책임진다. 여기에 스프링 캠프를 통해 5선발 선별 작업이 이어진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넥센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시즌 전 검증된 선수들로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부상 등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페넌트레이스다.

넥센은 최근 2년 간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투타의 주축들이 FA로 빠져나가는 결정적인 전력 누수만 있었다.

단순한 구종을 가진 조상우가 선발로 성공할 수 있을 지, 외국인 투수들이 성공적으로 선발로테이션에 정착할 지, 뛰어난 스피드를 지닌 선수들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을 지 등 수많은 의문이 드는 넥센의 준비과정이다.

과연 염경엽 감독에게 묘수가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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