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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올시즌 재계약을 마침으로써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연봉 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는 김광현에 대해 에이스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SK에는 지난 2000년 창단 이후 김광현과 같은 에이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해 확실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뜻이며, 이는 곧 최고 연봉을 의미한다. SK는 김광현을 비FA 최고 연봉 선수로 대우해주는 것이 형평성이나 객관성에서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어떤 결과물을 내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전지훈련을 떠나는 오는 15일 이전 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이 김광현과 벌이는 마지막 연봉 협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광현은 올시즌을 온전히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SK 구단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내외 어느 팀이든 갈 수 있다. FA가 되는 순간, 선택지가 김광현에게 옮겨지기 때문에 SK에게는 더이상 협상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그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SK 관계자는 "아마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다시 시도하지 않겠는가. 구단에서는 선수 본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도와줄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에 김현수의 사례에서 봤듯 FA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구단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마음적'으로 응원해주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물론 김광현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 그냥 고향에 남겠다고 하면 SK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SK는 올시즌이 끝난 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하기 이전까지는 최선의 제안을 준비해 놓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김광현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을 주는가는 올해 말 FA 협상 및 해외 진출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광현으로서는 에이스에 걸맞은 연봉 수준이라면 그에 따른 책임감을 지녀야 함은 물론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각오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올해 말 또는 먼 미래에 김광현과 다시 협상을 벌일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SK는 지금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의 계약서를 준비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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