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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칭찬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는 법이니까요."
지난해 사장으로 첫 시즌을 치렀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결과를 말한 것이다. 떠난 팬심을 돌리는 것,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언제까지 과거 향수에 젖어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모든 걸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구, 정말 어렵더라. 야구인이 아닌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다. 그렇기에 선수단, 프런트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도 최근 롯데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더 자세히 얘기해보자. 손승락-윤길현 영입에 야구계가 놀랐다.
정말 많은 소문이 나더라. 이제 와서 밝히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손승락과 윤길현이 타깃이었다. 정우람(한화)을 노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사실무근이다. 선수들의 비싼 몸값에 대한 말이 많은데, 현재 FA 시장 등이 과열됐다는 점에는 분명히 공감한다. 하지만 프로구단이라면 정말 필요한 포지션의 능력있는 선수가 있다면 어떻게든 영입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두 선수 영입이 그랬다. 철저히 계산했다. 당장 필요없는 포지션에 대한 과잉 투자는 안된다고 못박았었다.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 영입은 팬심을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반응이다.
팬들이 좋아하신다고 무조건 데려올 수는 없다. 우리 구단을 떠날 때 분명 껄끄러운 관계가 됐었다. 하지만 당시 옥스프링 입장을 생각하며 아쉬웠을 것이고, 우리에게 강경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을 이해했다.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성실하고 매사 철저하다는 것에 점수를 줬다. 여기에 팬들까지 좋아해주신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다. 분명히 팬들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프로라면 이런 점들도 신경을 써야한다.
-구단의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선포했다. 미션과 비전 모두에 이례적으로 '우승'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현장이 압박을 받을 수 있겠다.
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나. 그건 오해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조원우 신임감독에게 '올시즌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지 말라'고 얘기했다. 올시즌 당장 우승을 하자는게 아니다. 모든 프로팀들의 목표가 우승이기에, 그 단어를 사용한 것 뿐이다. 이번에 발표된 미션과 비전은 올시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롯데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설명하는 것이다. 비전을 정하는데 있어 '리그를 선도하는 위너가 되자'로 하려 했는데, 위너는 단순 승부에 집착하는 표현을 하는 것 같아 우승팀이라는 단어로 바꿨다. 우승팀은 야구 뿐 아니라 팬서비스 등에서도 모두 1등을 하는 팀이 되자는 뜻이다.(새 미션은 '구도 부산을 대표하는 프로야구단으로서 전통과 긍지를 지켜나가며 팬과 파트너에게 근성있는 팀플레이와 우승으로 보답한다'다. 비전은 '리그를 선도하는 우승팀이 되자'로 정해졌다.)
-사장으로서 구단 운영에 있어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있나.
성적일 것 같은가. 물론, 팬들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성적이다. 성적이 어느정도 난다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내가 지금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구단의 체질 개선이다. 최근 구단 내 젊은 사원들과 직접 얘기를 하고 토론도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더라. 연말 구단 자체 시상식도 했는데, 대부분 수상자가 젊은 사원들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직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프런트가 강해야 야구팀이 강해진다. 내 임기 내에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다.
-'창도스키'라는 별명을 알고있나. 야구단 사장은 다른 기업 사장들과 비교해 다른 고충이 있다.
(웃으며) 당연히 알고있다. (이 사장은 롯데 라이언 사도스키 해외스카우트코치와 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직원들이 나에게 얘기해주더라. 안그래도 사도스키 코치가 부산에 왔을 때 "내가 이런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다"고 말해줬더니 깜짝 놀라더라. 나 스스로는 닮았다고 인정한다. 사도스키 코치가 인기가 많으니 좋은 의미로 알겠다. 사실, 언론 등에 많이 노출되며 희화화 되는 부분도 있고 욕도 먹는다. 영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극장에 가기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도 야구단 사장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생각한다.
-팬들에게 메시지를 건넨다면.
짧게 말씀드리겠다. 올시즌 목표는 떠난 팬심을 돌리는 것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노력해보겠다. 경기력으로, 팬서비스로 달라진 롯데가 느껴지신다면 꼭 사직구장을 찾아주셨으면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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