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선수단 사인이 담긴 배트를 들고 기념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
|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 해외원정도박 등 야구계에 우울한 소식이 이어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마카오 원정도박 문제로 임창용을 방출한데 이어 KBO는 최근 징계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중인 오승환도 국내 팀과 계약할 경우 전체 시즌의 전반을 뛸 수 없게 됐다. 삼성의 주축 투수인 안지만 윤성환도 원정도박 문제를 깔끔하게 털어내지 못했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58)은 "선배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선배들이 그동안 앞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고 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 이상의 책임이 따른다. 행동 하나 하나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갖고 있다. 이 전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는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초기 KBO리그를 대표했던 홈런타자. 선수 은퇴 후 코칭스태프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박병호 등 후배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이 전 감독은 "예전에는 수영, 육상에서 아시아인이 올림픽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을 못 했다.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우리 때는 메이저리그를 쳐다보지 못했는데, 선배들이 씨를 뿌린 덕분에 이런 편견이 깨졌다. 지난해 강정호처럼 박병호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그 정도 체격이면 메이저리그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중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이 전 감독은 지금도 야구가 재미있다고 했다. 유니폼을 입으면 젊은 선수로 돌아간 듯 에너지가 넘친다.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 6시간 넘게 잠을 잔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야구중독자'다. 대구상고 시절 정동진 감독의 지시로 시작해 40년 넘게 야구일지를 써왔다.
이 전 감독은 "선수 시절에 야간훈련을 하다가 쉴 때 북극성을 바라보며 미래를 생각했다. 요즘 아이들에게 '내가 죽으면 북극성을 보며 아빠 생각을 하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