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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조상우 성공, 스플리터에 달렸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1-04 10:23


조상우가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플리터, 커브 등 두 번째 변화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스포츠조선 DB.

핵심은 스플리터다.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22)가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다. 염경엽 넥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손승락의 롯데 자이언츠 이적, 셋업맨 한현희의 부상 등으로 마운드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조상우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양훈에 이어 4번째 선발로 사실상 확정이다. 만약 그를 마무리로 쓸 경우 긴 이닝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충분한 휴식일을 보장해줘야 해 보직 전환의 목소리가 구단 내에서 나왔다.

다만 필승계투조에서 뽐낸 위압감을 선발로서도 과시할지는 의문이다. 프로 입단 후 첫 번째 투수로 등판한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선발과 불펜은 기본적으로 피칭 스타일이 다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가 요구되는 선발은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맞혀 잡는 투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반면 불펜은 공 한 개마다 전력 투구다. 삼진 잡는 피칭이 우선시 된다. 2007년 국내로 돌아와 선발 투수로 LG 생활을 시작한 봉중근도 첫 해 24경기에서 6승7패를 거두다 '힘 뺀 직구'로 외야 뜬공을 유도하기 시작하면서 3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랐다. "굳이 매 타자를 상대로 전력 투구를 할 필요가 없다. 직구에 스피드 차이를 주면 좋겠다"는 전력분석팀 조언에 귀 기울인 결과다.

이는 조상우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다. 힘만 앞세운 피칭으로는 커트에 능한 국내 타자들에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인간의 몸은 투구수 70개가 넘어가면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윽박지르는 피칭으로 일관하다간 풀타임 버틸 수 없다. 염 감독도 "당장은 5이닝 동안 100개 던지는 선발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본인이 느끼고 발전해야 한다"며 "결국은 70%의 힘으로도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화구도 요구된다. 타자의 시야를 흐트러뜨리고, 수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슬라이더 이외의 구종을 섞어 던져야 한다. 예를 들면 스플리터와 커브다. 다행히 모두 조상우가 던질 줄 아는 구종이다. 실전에서 간혹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완성도가 떨어진다. 이번 캠프에서 가다듬어야 한다. 구단 내에서는 "빠른 직구가 있기 때문에 둘 모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도 커브보다는 스플리터를 더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스플리터를 장착하면 직구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보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구사율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 큰 지장 없다는 목소리도 크다. 일본 프로야구 A급 투수들의 경우에도 결정구로만 스플리터, 포크볼을 던진다. 팔꿈치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포크볼을 고집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어쨌든 이에 앞서 조상우가 스플리터를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염 감독도 일전에 "조상우 같은 선수가 떨어지는 공을 갖고 있으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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