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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치르면서 풍성한 기록 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53홈런을 때리며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고, NC 테임즈는 사상 첫 40(홈런)-40(도루)을 달성하며 MVP에 올랐다.
테임즈가 빠른 배트스피드와 파워를 보유하고 있지만, 홈런에 집착하는 타자도 아니고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후보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로 롯데 강민호와 최준석, 삼성 최형우도 있었다. 이들이 테임즈와 홈런 경쟁을 펼칠 수 있겠지만, 압도적인 홈런타자들은 아니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홈런포'라 부를만한 타자도 마땅히 없다. 50홈런은 144경기에 모두 출전할 경우 2.88경기에 한 번씩 대포를 가동해야 달성할 수 있다. 테임즈가 유력한 후보지만 그리 쉽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타자친화적인 대구구장과 목동구장이 사라진데다 공인구도 단일 구종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200안타 역시 높아 보이는 고지다. 넥센 서건창이 2014년 128경기에서 201안타를 치며 첫 주인공이 됐다. 16경기가 늘어난 시대에 더 수월해진 기록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현역 시절 끝내 200안타에 오르지 못했던 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서건창이 대기록에 도전하던 2년전 "서건창의 시즌 막판 페이스를 보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200안타는 시즌 내내 타격감을 유지해야 하고, 배탈이나 감기도 걸리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기록"이라고 했었다.
50홈런과 200안타와 비교하면 20승은 가능성이 조금은 높은 편이다. 올해도 에이스 선발투수들이 건재하다. NC 해커와 스튜어트를 비롯해 롯데 린드블럼, 한화 로저스, 두산 유희관, KIA 양현종, SK 김광현 등이 다승왕을 벌일 수 있는 후보들이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 투수중에서는 KIA 노에시와 스프루일, 삼성 웹스터 등이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부상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킬 경우 정규시즌서 29~32번 등판할 수 있다. 물론 선발승은 투수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퀄리티스타트 등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 타선과 불펜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까지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시즌 해커는 17승을 거둔 뒤 4차례 등판서 2승, 유희관은 17승 달성 후 남은 5경기서 1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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