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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홈런왕 내년에는 기대할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9 10:58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홈런왕에 오를 수 있을까. 지난달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해설을 맡은 이승엽이 김인식 대표팀 감독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홈런왕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이제 KBO리그 홈런 경쟁은 외국인 선수들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와 야마이코 나바로의 재계약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가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테임즈는 2014년 37홈런에 이어 지난해 47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능력을 거침없이 발휘했다. 테임즈를 견제할 수 있는 토종 거포로는 팀동료인 나성범, 삼성 최형우,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과 강민호가 꼽힌다. 그러나 박병호가 빠진 상황에서 이들이 테임즈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나이 마흔을 넘긴 국민타자 이승엽이 이 경쟁에 참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40대 홈런왕'은 없었다. 1976년생인 이승엽은 우리 나이로 마흔, 내년이면 만 40세가 된다. 이승엽은 지난 8일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결정된 뒤 인터뷰에서 "제가 올해 마흔인데, 저처럼 40대를 넘긴 선수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스스로 말한대로 홈런왕 도전은 이승엽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수 있다. 이승엽은 올해 통산 400홈런을 넘어섰고 26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32홈런에 이어 올해도 녹록치 않은 대포 능력을 발휘했다. 류중일 감독과 본인은 "나이가 들면서 갖다 맞히는데 중점을 두고 타격을 하기 때문에 홈런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한건 사실이다. 전설적인 선배들인 양준혁과 이종범이 은퇴 직전 그랬듯 40대 타자들의 생존법이다.

하지만 이승엽이라면 홈런왕에 다시 한번 욕심을 부릴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 올해 이승엽이 보여준 타격폼을 들여다 보면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맞히는 능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홈런은 욕심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다 보니 나오는 것이라고 이승엽 스스로가 이야기했다. 이는 모든 홈런 타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따라서 이승엽을 홈런왕 후보로 꼽아도 무리가 없다. 이번 겨울 들어 FA 자격을 얻은 이승엽은 삼성과 2년간 총 36억원에 재계약했다. 나이 때문에 계약기간에 제한이 가해진 것이지 4년으로 환산하면 72억원이 된다. 그만큼 삼성 구단도 이승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심타선에서의 역할이다. 박석민이 떠나면서 삼성은 최형우 채태인 정도가 중심타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승엽도 그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 감독도 중심타선을 정하는데 있어 이승엽의 존재를 충분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144경기 체제에서 홈런왕은 40개 이상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다. 홈런왕 경쟁이 가열된다면 이승엽도 40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의 새 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기존 대구구장과 비교해 규모가 다르지 않다.

50홈런을 펑펑 쏘아올리던 20대 시절의 폭발적인 대포 능력은 아니더라도 홈런왕 경쟁에서 이승엽의 이름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팬들에게는 상상 이상의 행복감을 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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