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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LG, ‘144G 체제’에서 무너졌다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12-28 08:41



2013년과 2014년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에는 9위로 추락했습니다. 2014년 4강 진출 팀 중 2015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합니다.

2013년 NC가 KBO 1군 리그에 편입되면서 2014년까지 2년간은 9개 구단의 홀수 구단 체제로 시즌이 치러졌습니다. 9개 팀 중 1팀은 무조건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3연전 체제 하에서 월요일 휴식까지 겹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어느 팀이든 4일 휴식을 취했습니다.

베테랑의 비율이 높은 LG는 홀수 구단 체제가 유리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씩 4일 휴식 덕분에 체력을 비축할 여유를 확보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4일 휴식으로 인한 실전 감각 저하 우려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LG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2015시즌에는 kt의 가세로 10개 구단의 짝수 구단 체제가 확립되었습니다. 4일 휴식이 사라진 것은 물론입니다. 경기 수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증가했습니다.

LG도 월요일 외에는 휴식일이 없는 144경기 체제에 나름의 대비는 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테랑 상당수가 시즌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에 초점을 맞춘 듯했습니다. 박용택과 정성훈을 제외하면 다수의 베테랑이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잔부상 등에 시달리며 시즌 중반 이후에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정규시즌 내내 비교적 꾸준히 제몫을 해낸 베테랑은 박용택 외에는 없었습니다. 베테랑들이 자기관리에 실패한 시즌이었습니다.

벤치의 기용에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베테랑의 지속적인 선발 출전을 고집했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확인해 선발 라인업에 반영하기보다 이름값에 의존했습니다. 2014년 베테랑 야수에 1주일에 하루 이틀 휴식을 주는 로테이션 기용이 2015년에는 사라졌습니다. LG의 유망주들이 본격적으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것은 하위권이 사실상 확정된 뒤였습니다. 부진한 베테랑을 2군에서 정비시키며 선수기용의 원칙을 시즌 초반에 다잡았다면 팀 분위기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 마운드 운영은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5월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되자 5선발 후보군의 등판일에는 불펜을 앞당겨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긴 이닝 소화가 반복되자 정찬헌과 김선규의 구위가 저하되었습니다. 게다가 90만 달러를 들여 야심차게 영입한 루카스의 이닝 소화 능력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2014년 시즌 초반의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2015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처지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결과는 더욱 좋지 않았습니다. 잡을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를 확실히 구분하는 운영이 아쉬웠습니다.

2016시즌도 2015시즌에 이어 144경기 체제로 치러집니다. LG가 2016년에는 144경기에 걸맞은 운영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받을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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