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확신준 켈리와 세든, SK의 기대치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17 10:23


SK 와이번스 크리스 세든은 올시즌 막판 5경기에서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올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선수 계약 문제를 별다른 고민없이 일사천리로 풀어냈다. 투수 메릴 켈리와 크리스 세든과는 일찌감치 재계약 방침을 세웠고, 야수는 영영가 없던 앤드류 브라운을 포기하고 대신 중장거리포 내야수 헥터 고메즈를 영입했다. 고메즈는 SK가 최근 2년 동안 원했던 유형의 야수다. 고메즈는 1루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 커버가 가능하다. 김용희 감독은 고메즈를 2루수 또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기존 선수들과 경쟁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켈리와 세든은 마땅한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두 투수가 시즌 막판 한 달 동안 보여준 구위와 스태미나, 집중력은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켈리는 올해 30경기에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켈리의 강점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구능력이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다. 올해 선발 경기당 평균 6.14이닝을 던졌다. 최소 6이닝은 책임졌다는 이야기다. 실제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는 9번이며, 5회 이전 조기 강판한 것은 3번 밖에 안된다. 또 7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7번이다. 이닝이터의 면모가 보이는 대목이다. 켈리와 재계약을 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다.

세든은 지난 7월초 복귀해 14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4.99를 올렸다. 초반에는 2년만에 만난 KBO리그 타자들에게 고전했다. 복귀 첫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11.78로 실망감을 줬다. SK 내부에서는 "괜히 다시 데리고 온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의견이 팽배했다. 그러나 8월 중순을 넘기면서 2년전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8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탄력을 받은 세든은 막판 5경기에서 5승에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를 이어가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내년 시즌 SK의 운명은 두 선수에게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켈리, 세든이 확고부동한 1~3선발이다. 김광현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부상만 없다면 에이스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켈리와 세든이 그 뒤를 잘 받쳐줘야 한다. 특히 불펜 전력의 핵심이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떠나면서 SK는 불펜진에 여유가 없어졌다. 선발투수가 최대한 긴 이닝을 버텨줄 필요가 있다. 선발투수가 조기강판하는 경기가 많아서는 안된다.

켈리는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커터를 주로 던진다. 특히 제구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기대를 해도 좋다는 전망이 많다. 세든은 2년전 14승을 거뒀을 때의 구위와 제구력을 거의 회복했다. 특히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구사능력이 시즌 막판 절정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올해 적응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내년 시즌에는 풀타임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비축했을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둘 다 내년에 10승 이상은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몸에 문제가 있거나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스타일들도 아니다.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는 내년 시즌에도 10승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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