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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제일기획 이관 결정은 향후 한국 프로 스포츠에 어떤 영향을 줄까.
삼성 야구가 당장 하루 아침에 모기업의 지원금 없이 수익을 내는 스포츠기업이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이런 움직임을 KBO리그 타 기업구단들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삼성 야구가 내년 새 대구 야구장 개장과 함께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갖추는데 성공할 경우 그 파장은 다른 기업구단에 빠르게 전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다른 대기업 구단들이 삼성 야구가 추구하는 모델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단별로 처한 상황이 같지 않다.
삼성 야구는 우승의 한을 충분히 풀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구단들이 많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그룹 오너들이 나서 우승 갈증을 풀기 위해 대대적인 선수 투자를 지시하고 있다. 올해 FA 시장에선 그 어느 팀 보다 공격적으로 선수를 사들였다. 이런 팀들에 당장 스포츠산업적 개념을 도입해서 구단을 경영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다.
LG 트윈스의 경우 남자 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함께 LG 스포츠 소속이 된지 오래됐다. LG는 1994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올해 삼성을 꺾고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정상에 오른 두산 베어스는 프론트에서 두산 핸드볼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을 지배했던 SK 와이번스는 SK텔레콤으로부터 대부분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KBO리그 초창기에 삼성에 2인자의 굴욕을 안겼던 해태의 후신 KIA 타이거즈는 지원금을 현대-기아자동차에서 받고 있다.
한 야구인은 "삼성야구가 제일기획에서 관리할 경우 앞으로 씀씀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돈을 줄일 것이다.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서도 타구단과 비교해 좋은 성적을 낼 경우 다른 대기업 운영 프로팀들이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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