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박용택, 2016 'FA 1호'는 누가 될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1-26 03:59 | 최종수정 2015-11-26 04:29



집토끼 묶고, 산토끼 잡고.

자금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FA에 대한 각 구단의 전략은 대체로 비슷하다. 집토끼 단속에 성공한 뒤 산토끼 사냥에 나서자는 것. 우선협상기간이란 규정도 있다. 하지만 사전 접촉과 이면 계약 등이 난무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치기 일쑤다. 최근에는 해외 진츨이라는 변수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구단 수뇌부는 이 기간에 핵심 선수를 잡으려 한다. 시장에 나가는 순간, 사실상의 계약 실패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매해 반복되는 구단과 선수의 '눈치 싸움'. 구단과 구단 간의 '쩐의 전쟁'. 과연 올해는 어떤 구단이 우선 협상 기간에 간판 스타와의 계약을 끝낼까. '2016 FA 1호' 선수는 누가 될까.

일단 이번 오프시즌 우선협상기간은 28일까지다. KBO는 21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했고 다음 날부터 일주일 간 원소속팀과의 협상이 시작됐다. 현재 FA 선수는 모두 22명.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이상 두산) 박석민 이승엽(이상 삼성) 손승락 유한준 이택근 마정길(이상 넥센) 정우람 정상호 윤길현 박정권 채병용 박재상(이상 SK) 조인성 김태균(이상 한화) 이범호(KIA) 송승준 심수창(이상 롯데) 이동현(LG) 김상현(kt) 등이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이른바 '대박' 계약이다.

정황상 2016 FA 1호가 유력한 후보는 50억원 이상의 몸값이 예상되는 선수들이다. 최근 2년 동안에도 첫 번째 선수부터 '잭팟'이 터졌다. 우선 2013년 겨울이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우선 협상 기간 4일째 롯데와 대형 계약을 했다. 당시 역대 FA 최고액이자 지금도 포수 역대 최고액인 4년 75억원. 롯데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선수와 합의점을 찾았다. 시장에 나가면 더 많은 금액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강민호는 가장 먼저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도 LG 박용택이 4년 50억원에 사인을 했다. 이번에는 강민호와 달리 우선 협상 기간 마지막 날이었는데, 어쨌든 가장 먼저 공식 발표가 나온 건 박용택이었다. 당시 그는 김강민과 더불어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 받았다. 지방 A 구단에서 그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앞으로 4년 간 LG 유니폼을 더 입는 선택을 했다. "구단의 배려에 마음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이후 박용택의 계약이 신호탄이 돼 거물급 FA가 속속 원소속팀 잔류를 선언했다. 최정(86억원) 김강민(56억원) 조동화(22억원·이상 SK) 윤성환(80억원) 안지만(65억원) 조동찬(28억원·이상 삼성) 김경언(8억5000만원·한화)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의 자금력이 충분하고 구단 내부적으로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한다면,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해주는 게 작금의 분위기다. 또 그런 선수와 우선적으로 계약을 마친 뒤, 나머지 선수들에게 집중하는 게 구단들의 전략이기도 하다. 다만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현수, 4주 군사 훈련을 위해 입소한 오재원은 '1호'가 될 수 없다.

물론 의외의 상황이 나올 수 있다. 2년 전 '최대어'로 꼽힌 정근우, 이용규가 동시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것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한다.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은 '배신'이 아닌 '도전'의 의미도 담고 있다. FA 선수들은 우선협상기간 동안 원소속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원소속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 또한 여기서도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원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