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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일본 재대결, 3대 변수 넘어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11-17 11:08


◇대표팀이 일본 한복판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지난 11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구장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리그 2차전 경기를 펼쳤다.이대호가 7회 1사 2루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미겔 페르민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이대호. 이대호는 오타니 공략 선봉장이다.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1

19일 준결승 상대는 일본. 일본과의 재대결 3대 변수가 있다. 일본 선발이 오타니라는 점,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돔에서 열린다는 점, 그리고 이번 대회의 본질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8일 개막전에서 오타니에게 비명 한번 못 지르고 당했다. 당시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다시 격돌해도 쉽지 않은 상대다. 준결승 무대는 또다시 돔이다. 돔구장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도쿄돔에서 잔뼈가 굵은 일본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의 적응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번대회 일정 조정을 통해 드러난 일본의 대회 전반 장악력이다. 일본은 준결승 일정도 자기들 편한대로 바꿨다.

오타니 공략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볼배합과 수싸움에 능한 투수라면 상대의 패턴을 읽고 대처능력을 키우면 되지만 오타니는 다르다. 정통파 투수로 구위를 앞세워 타자들을 윽박지른다. 최고 161㎞의 강속구에 코너워크가 동반되면 때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 빠른 볼 뿐만 아니라 떨어지는 포크볼에도 대처해야한다. 타자들은 이중고를 겪게 된다. 오타니가 잠시 흔들리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작은 변수를 큰 사건으로 만들 집중력이 우선돼야 한다. 21세로 어린 오타니의 경험부족은 한국대표팀으로선 충분한 플러스 요인이다. 이를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급 에이스를 상대로는 연타를 만들어 내기 힘들다. 국내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쿄돔이 홈런이 잦은 구장이라는 점도 새겨야 한다.

도쿄돔을 꽉 메울 일본관중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본에서 야구인기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일본은 아픈 선수들을 제외하면 베스트 멤버가 거의 출동했다. 도쿄돔은 일본야구의 성지다. 일본 야구팬들에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일방적인 응원에 맞서 주눅들지 않을 배짱이 필요하다. 한국 선수들도 이부분을 잘 알고 있다.

이번 대회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움이 큰 대회다. 졸속행정은 그렇다고 쳐도 모든 것이 일본 중심으로 돌아간다. 일본은 이미 준결승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뒤늦게 이를 통보받았다. 일본은 준결승에 진출하면 당초 20일로 예정됐던 준결승을 19일에 치를 수 있게 했다. 21일 결승전까지 휴식일을 하루 더 보장하는 것이다. 일본의 우승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처사다. 더 우스꽝스러운 것은 일본이 8강에서 져 한국의 준결승 상대가 푸에르토리코였다면 한국은 20일 준결승을 치를 뻔 했다. 특정팀의 승패에 따라 대회 일정이 바뀌는 국제대회는 없다. 일본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대회 스폰서십을 주도했다. 자금이 부족한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은 이러한 무리수를 수용했다.

이 억지스러움을 극복하는 가장 멋진 것은 보기좋게 어깃장을 놓는 일이다. 시원스럽게 일본을 꺾는다면 한국이 오히려 결승전까지 하루를 더 쉬게 된다. 통쾌함 지수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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