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봉중근 이은 도쿄대첩 세번째 영웅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1-17 09:55 | 최종수정 2015-11-17 09:55


도쿄돔은 한국 야구팬들에겐 친숙한 야구장이다.

90년대 한-일 슈퍼게임이 열린 곳 중 하나가 도쿄돔으로 한국 팬들에게 돔구장에 대해 알려준 곳이기도 하다. 이승엽이 뛰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이승엽이 2006년 40홈런을 칠 때 도쿄돔에서 많은 홈련을 때려내기도 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도쿄돔에서 일본과 세차례 대결을 했었다. 기분좋은 승리와 뼈아? 패배를 모두 경험했다. 지난 2006년 1회 WBC 1라운드 예선에서 한국이 일본을 3대2로 꺾었고, 2009년 2회 WBC에선 1라운드에서 2대14, 7회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당했고, 다시 맞붙은 1라운드 결승에선 1대0의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한국야구대표팀 이승엽이 2006년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일본전서 8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때린 뒤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m
6년만의 도쿄돔에서의 한-일전. 새로운 영웅 탄생을 기대하게 된다.

첫 영웅은 이승엽이었다. 2006년 3월 5일 WBC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의 홈런을 날렸다. 당시 일본 선발 와타나베와 스기우치에 눌려 한국은 1-2로 뒤져 있었다. 1점차였지만 상대 마운드가 워낙 견고해 뒤집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운명의 8회에 한국엔 이승엽이 있었다. 패색이 짙어가던 상황에서 이종범의 중전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1사 1루서 이승엽이 들어섰다. 상대 좌완 이시이 히로토시와 승부를 펼친 이승엽은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타구는 멀리 날아가 도쿄돔 우측 관중석에 꽂혔다. 3대2의 역전승. 이 경기서 자신감을 찾은 한국은 2라운드에서 맞붙은 일본에 다시한번 2대1의 승리를 거뒀다. 4강전서 0대6으로 패했지만 2승1패로 앞섰다.


2009년 3월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WBC 1라운드 결승에서 선발로 나선 봉중근이 5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환호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09년 도쿄돔에선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3월 7일 WBC 1라운드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냈지만 일본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고, 2대14,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다음날 열린 패자전서 중국을 14대0으로 누르고 다시 일본과 1라운드 결승전을 치르게 됐지만 누가 일본을 막을지 걱정이 많았던게 사실. 이때 봉중근이 일본전 선발을 자처했다. 그리고 5⅓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한국 마운드의 힘을 보였다. 이어 정현욱(1⅓이닝)-류현진(⅓이닝)-임창용(1⅔이닝) 등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4회 김태균의 적시타로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자진선발로 쾌투를 선보인 봉중근을 야구팬들은 독립운동가 안중근에 빗대 '의사 봉중근'이란 자랑스런 칭호를 붙여주기도 했다.

6년만에 다시 도쿄돔에서 일본과 만난다. 한국 야구의 영웅이 탄생하는 도쿄돔에서 이번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오타니의 공을 때려낼 타자일지 나카타 쇼를 막아낼 투수일지도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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