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신의 왕청헝 심판. 한국 야구가 잊지 말아야 할 이름이자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가 명망있는 국제 대회의 권위를 쌓고자 한다면 영구적으로 퇴출해야 할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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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왕 심판은 이날 최악의 오심을 저질렀다. 연장전 승부치기 10회초 2사 1루에서 미국 1루 주자 프레이저의 2루 도루 시도를 한국 수비진이 완벽하게 잡아냈다. 포수 강민호의 총알같은 송구를 2루수 정근우가 정확히 잡아 그대로 2루 베이스를 덮어버렸다. 슬라이딩을 하던 프레이저의 스파이크는 베이스가 아닌 정근우의 글러브를 찍었다. 왕 심판은 이 플레이를 정면 각도에서 보고 있었다. 글러브와 스파이크의 접촉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였다. 이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심판으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또 제대로 보고나서도 그런 콜을 했다면 그 또한 '공정성' 측면에서 자격 미달이다. 어쨌든 왕 심판은 어처구니없게도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이 오심은 한국의 패배로 이어졌다. 사실 한국은 이미 8강 본선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여기서 진다고 대회를 끝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왕 심판의 오심이 그리 치명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대표팀 김인식 감독도 항의를 자제하고, 경기 후에도 다소 부드러운 어조로 오심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자칫 강하게 어필했다가 향후 훨씬 중요한 8강 이후 경기에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대회 일정, 구장 스케줄 등 1회 대회에 드러난 수준 미달의 진행이 가장 먼저 제거돼야 할 부분이다. 이건 2회 대회때나 고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조치도 있다. 그게 바로 오심을 한 심판에 대해 단호히 '경기 배제'의 징계를 내리는 것이다. 그래야 대회의 권위가 생길 수 있다. 왕 심판의 잔여 경기 배정을 제외하는 건 이번 대회에 힘들게 참가한 WBSC 회원국들에 대한 예의다. 이런 예의와 배려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한국이 이런 수준 미달의 대회에 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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