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갑 수석이 말하는 훈련강도와 선수층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1-15 10:03


SK 와이번스로 옮긴 김성갑 코치는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층 강도가 높아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지휘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는 현재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뤘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마무리 캠프부터 훈련 강도에 변화를 주자는 방침이 세워졌다. 코칭스태프가 대폭 바뀌었고, 선수단 구성부터 리빌딩의 의욕을 담았다. 1.5군 및 유망주들을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해 지난 1일부터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용희 감독은 "이번 특별 캠프에서 기본기를 높이고 전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1.5군 및 유망주 선수들이 집중 훈련을 통해 내년 1군 전력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달라진 훈련량이 지난해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오전 8시30분부터 야간훈련까지 점심과 저녁 식사를 제외하면 쉴 시간이 거의 없다. SK 관계자는 선수들은 숙소에 가면 따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개인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바로 잠자리에 든다고 귀띔했다.

이런 훈련 분위기를 직접 관리하는 실무 책임자가 김성갑 수석코치다. 넥센 히어로즈 2군 감독으로 있던 김 수석코치는 SK의 러브콜을 받고 지난달 팀을 옮겼다. 김 코치는 삼성, 빙그레, 태평양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1995년을 끝으로 은퇴해 곧바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코치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0년 동안 단 한 시즌도 쉬지 않고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 지도자다. 10개팀을 통틀어 선수단 운영 노하우에 관해 김 코치만큼 철학이 확실하게 서있는 코치도 드물다. 김 감독은 김 코치에게 훈련 진행에 관한 전권을 부여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김 코치는 "이번 캠프의 키워드는 '양과 질'로 두 가지를 모두 잡는 것이다. 훈련량은 물론 방법에서도 디테일을 더해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연습을 실전처럼 집중해서 할 수 있도록 훈련 스케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전 8시30분 훈련이 시작되면 잠깐의 점심 시간을 빼고는 오후 4시까지 훈련이 이어진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야간 배팅훈련을 진행하며 개인별로 마련된 웨이트 프로그램까지 소화하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서는 코치들이 훈련의 기본 방향을 정해주면 선수들이 알아서 능력에 맞게 훈련을 소화했다.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김 수석을 비롯해 10명의 코치진이 세심하게 스케줄을 관리한다.

김 코치는 "이곳에 있는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오늘 배운 것을 완벽히 숙지할 수 있도록 훈련 스케줄 설정했다. 2~3일 있다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반복 훈련한다. 느낌이 있을 때 많이 연습하다보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가 이처럼 마무리 훈련 컨셉트를 바꾼 것은 선수층을 한층 두텁게 하기 위함이다. 올해 부상 공백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SK는 장기적으로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선수층 확보가 그 어느 팀보다 시급한 것이 사실. 김 코치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강팀은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작다. 그런데 올해 밖에서 봤을 때 SK는 주전이 빠지면 그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그 실력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번 캠프의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훈련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김 코치는 정신 교육에도 신경을 쓴다고 했다. 지금은 젊은 선수들이 인성과 사생활 부분서도 올바른 목표를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자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대다.

김 코치는 "선수들 모두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프로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열심히'는 기본이고, 잘해야 한다"며 "잘한다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포함돼 있다. 자기관리, 식습관, 웨이트, 훈련 전체 등을 조화롭게 잘 이뤄내야 한다. 결국 잘해야 살아남는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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