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카와 등번호 18번. 22번은 오승환을 위해?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1-15 07:54


후지카와 규지가 한신에 복귀했다. 새 등번호로 18번을 받은 후지카와는 예전 한신시절엔 22번을 달았다. 22번은 현재 오승환의 번호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후지카와 규지의 새 등번호에게서 한신의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한신 타이거즈는 2년간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오승환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측이 오퍼를 내면서 협상이 진행중이다. 오승환측은 한신과 협상을 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신은 후지카와와 입단 계약을 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은 한신이 후지카와와 연봉 총액 3억엔에 2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후지카와는 오승환이 오기전 한신의 마무리를 맡았던 일본의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였다. 2000년 한신에 입단, 2007년엔 일본 시즌 최다인 46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2012년까지 562경기에서 42승 25패 220세이브 102홀드를 거두고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2013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팔꿈치,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고, 지난 5월 텍사스에서 방출됐다. 이후 일본 여러 구단의 오퍼가 있었지만 독립리그 고치에서 선발 투수로 뛰었고, 시즌이 끝난 뒤 퇴단하고 프로 복귀를 선언했다.

후지카와가 미국으로 진출한 뒤 2013년을 마무리 부재로 힘든 시기를 보낸 한신은 오승환이 해외진출을 선언하자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고, 지난해 재팬시리즈 진출로 오승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제 오승환이 미국으로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후지카와를 잡았으니 마무리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하지만 그렇지 않은 듯하다. 후지카와에게 준 등번호가 오승환을 기다리는 한신을 대변하고 있지 않을까. 후지카와의 한신시절 등번호는 22번이었다. 그리고 그 번호를 지금은 오승환이 쓰고 있다. 오승환이 한신에 입단했을 때 한신측에서 삼성 때 쓰던 21번을 제의했으나 이미 다른 선수가 쓰고 있어 거절하자 한신 측에서 22번을 제의해 쓰게 된 것. 한신의 마무리 번호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후지카와가 돌아왔으니 22번이 다시 후지카와에게 돌아가지 않겠냐했지만 후지카와는 18번을 달게됐다. 전통적인 에이스의 번호인 18번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후지카와를 한신의 에이스로 예우한다는 뜻이다. 허나 보통 프랜차이즈스타가 복귀할 때 이전에 쓰던 번호를 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면이다. 결국 후지카와가 썼던 22번은 오승환을 위해 남겨놓았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

후지카와의 보직에 대한 얘기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본인은 어느 보직이든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후지카와의 복귀를 바랐던 한신의 가네모토 감독 역시 "그 현란한 공을 다시 한번 고시엔에서 보고 싶고, 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싸울 수 있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했을 뿐 그에게 어떤 보직을 주겠다는 구상을 밝히지 않았다.

한신의 구애에 오승환의 선택은 무엇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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