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외인 접촉 급증, 로저스될까 스와잭될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04:01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로저스가 덕아웃 앞에서 허도환과 장난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un.com / 2015.10.02.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수비를 마친 두산 스와잭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01.

올해도 결국은 돌고 돌아 외국인 선수가 답이었다. 외인의 활약 여부에 따라 각 구단 희비가 엇갈렸다. 14년 만에 우승 반지를 낀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 내내 외인 덕을 못보다 '효자' 니퍼트가 포스트시즌 26⅔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언더독'의 반란을 일궈냈다. 반면 통합 우승 5연패를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는 믿었던 에이스 피가로의 직구 스피드가 뚝 떨어지며 시리즈에서 완패했다. 9구단 NC 다이노스는 다승왕 해커(19승)를 앞세워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가, 정작 플레이오프에서는 해커가 부진하면서 시리즈 탈락이라는 쓴 맛을 봤다.

이로 인해 '가을 야구' 종료와 동시에 각 구단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KIA 타이거즈가 헥터 노에시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야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빅리그에서 선발로만 27경기(33경기 8승12패 평균자책점 4.75)에 등판한 오른손 투수다. 투심 패스트볼이 150㎞ 안팎에서 형성될만큼 막강한 구위를 자랑한다. 나이도 어리다. 87년 생으로 이제 갓 스물 여덟 살이다. 계약이 성사만 된다면 KBO리그 단연 최고의 거물. 이 밖에 다른 몇몇 구단도 빅리그 커리어가 충분한 외국인 선수들과 접촉하고 있다. 금액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부 외인의 몸값은 200만 달러가 넘었다. 이 정도의 액수는 전혀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한국 야구의 수준은 높아졌고 팬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올라갔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명과 암이 존재한다. 빅리그 커리어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당장 올 시즌 중반 두산 유니폼을 입은 스와잭이 그랬다. 스와잭은 2009년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필승계투조 보직까지 맡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91경기에서 16승24패 4.45의 평균자책점. 두산 선수들은 스와잭이 국내 무대 데뷔전인 6월21일 잠실 롯데전에서 155㎞의 강속구를 뿌리자 "거물이 들어왔다"고 놀랐다. 하지만 그 걸로 끝이었다. 이후 19경기에 더 등판했지만, 5승7패 5.26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팔이 아프다는 핑계로 태업까지 하며 구단의 속을 들끓게 만들었다. 구단 역사상 가장 커리어가 화려했던 투수. 결국 그의 영입은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스와잭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로저스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뉴욕 양키스 패전조에 속했고 빅리그 통산 성적은 210경기 19승22패 5.59의 평균자책점이었지만, 스와잭과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일단 던졌다 하면 평균 7⅓이닝이었다. 총 75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20개뿐이었다. 그는 10경기에 등판해 6승2패, 2.9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70이닝을 소화한 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땅볼/뜬공 비율이 2.13으로 이 부문 1위였다. 기본적으로 공이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는 얘기다.

내년에도 한화와 로저스의 인연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어쨌든 거물급 외인들과 접촉하는 구단은 '제2의 로저스'를 꿈꾸며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로또'에 비유되는 외국인 선수 농사에서 스와잭을 수확할지, 로저스를 수확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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