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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시즌, NC는 다시 무한 경쟁이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25 10:45


21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16대2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21

"칭찬은 시즌이 다 끝난 뒤 해도 충분합니다."

김경문 NC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24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대6으로 패한 뒤 진행된 패장 인터뷰. 그는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다"고 했다. 김 감독은 "긴 시즌을 치렀다. 이제 좀 쉬고 싶다"RH 얼굴에는 피곤함이 잔뜩 묻어났지만 한 시즌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선수단 전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NC는 시즌 초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드물었다. 셋업맨 원종현이 암 수술을 받았고, 마무리 김진성은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에이스 찰리는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져 퇴출됐으며 토종 에이스 이재학은 영점이 흔들렸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빠르게 팀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19승에 빛나는 에릭 해커의 호투, 최고참 손민한이 이상의 활약을 해주자 셋업맨 최금강-마무리 임창민으로 이어지는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1년 전과 비교해 필승 계투조의 얼굴이 확 바뀐 건 이번 플레이오프 상대 두산과 NC 뿐이었다.

이 기간 야수들은 큰 부상 없이 자기 자리를 지켰다. 박민우(2루수)-김종호(좌익수)-나성범(우익수)-테임즈(1루수)-이호준(지명타자)-이종욱(중견수)-손시헌(유격수)-지석훈(3루수)-김태군(포수) 등 주전 9명이 모두 규정 타석을 채우며 '일'을 냈다. 김경문 감독은 일전에 "두산 시절 8명이 규정 타석을 채운 적이 있다. KBO리그에서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니 한 번 그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했고, 실제로 NC로 오기전 타팀에서 만년 백업 멤버 신세였던 김종호 지석훈 김태군 등이 리그 간판 야수로 자리매김하며 동료들과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그리고 짙은 아쉬움 속에 한 시즌을 마무리 한 이제는 다시 무한 경쟁 체제다. 김 감독은 9명에게 내년에도 주전 자리를 보장하는 사령탑이 절대 아니다. 선수들은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 볼 시간을 갖겠지만, 곧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김 감독도 "(주전 이미지가 확고한 2루수) 박민우에게도 경쟁자를 붙여 보려고 한다. 선수는 그래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평소 김 감독은 "선수는 아파도 참고 뛰어야 한다"는 자신의 야구 철학을 심심치 않게 밝혀왔다. 매일 혈투가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언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삼성을 보면 구자욱이라는 선수가 튀어 나왔다. 박한이의 공백을 아주 훌륭하게 메우며 주전이 됐다"며 "그것이 야구다. 한 동안 빠져 있으면 누군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기존의 선수는 주전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올 시즌 NC가 보인 힘이기도 하다. 9명의 야수가 무난히 선발 라인업에 올려 144경기를 치른 듯 하지만, 알고 보면 개개인은 뒤에서 남 모를 노력을 했다. 백업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한 처절할 서바이벌 게임이라고나 할까. 그런 부분이 실전에서 긍정적으로 발휘되며 정규시즌 2위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NC는 지난해 신생 팀으로는 가장 빨리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올해는 그 한 단계 위인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연일 혈투를 펼치며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NC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을에 서야 할 무대는 분명해 진다. 그 출발점은 역시 무한 경쟁이다. 지난 25일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허무하게 그라운드를 쳐다 본 NC 선수들. 그들의 야구는 곧 다시 시작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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