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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서나 볼 수 있는 사흘 휴식후 선발 등판. 짧은 휴식이지만 4,5선발보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에이스가 더 낫기 때문에 감독이 선택하는 승부수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엔 포스트시즌에서 3인 로테이션이 일반화됐었다. 확실한 1,2,3선발로 선발로테이션을 만들고 4,5선발은 롱릴리프로 뒤에서 받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흘 휴식 후 던지는게 투수에게 무리가 가다보니 성적이 좋지 않았고, 많은 팀들이 4인 로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4선발까지 좋은 팀에 국한된다.
해커는 19일 열린 1차전서 4이닝 동안 6안타(2홈런)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66개만 던지고 내려왔다. 김경문 감독은 초반 싸움에서 뒤지자 일찌감치 4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미련없이 해커를 뺐다. 반면 니퍼트는 7대0의 승리를 9회까지 지켰다. 9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봉승. 니퍼트의 부활을 반겼지만 문제는 투구수다. 7회에 7-0으로 벌어졌지만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를 계속 고수했고, 니퍼트는 114개를 던졌다. 해커의 거의 두배에 가까운 피칭을 한 것.
지난해 넥센은 밴헤켄-소사-오재영의 3인 로테이션으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소사와 밴헤켄은 의외로 3일 휴식 후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소사는 플레이오프 1차전서 4⅓이닝 동안 84개를 던지며 6안타 3실점을 했고 사흘 휴식후 4차전에선 6⅓이닝 동안 91개를 던지며 6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밴헤켄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6이닝 동안 95개의 투구수로 3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친 뒤 4차전에서 7이닝 동안 단 80개의 피칭으로 2안타 1실점의 쾌투를 선보였다.
피로가 풀리지 않아 초반부터 부진하다면 어쩔수 없지만 보통 때와 같은 위력적인 피칭을 한다면 투구수 조절이 관건이 된다. 투구수가 더해질수록 피로가 예전보다 빨리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해커와 니퍼트 모두 5이닝 이상 던지기 위해선 초반부터 빠른 카운트에서 상대 방망이가 나와 범타를 유도해야 한다. 타자 입장에서 보면 상대 선발이 많은 피칭으로 빨리 지치게 해야 승산이 높아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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