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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서 3일 휴식후 등판, 보기 어려운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11:22


18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NC에 7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승리가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니퍼트.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18

포스트시즌에서는 에이스의 활용 횟수를 높이기 위해 등판 간격을 줄일 수 있다.

LA 다저스는 최근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에이스 클레이큰 커쇼를 한 차례씩 3일 휴식 후 등판시켰다. 201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4차전, 201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4차전, 올해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시리즈 1,4차전에 커쇼를 내세웠다. 세 차례 3일 휴식 후 등판서 커쇼는 합계 1승1패,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서 에이스를 3일 휴식 후 등판시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팀은 2003년 현대 유니콘스다. 당시 현대 에이스 정민태는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서 1,4,7차전에 각각 선발로 나가 모두 승리를 따냈다. 특히 7차전서는 9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정민태처럼 포스트시즌서 3일 휴식 후 등판해 성공을 거둔 예는 없다. 에이스를 3일 쉬게 한 뒤 등판시킨 경우도 드물었다. 쉬는 기간이 짧은만큼 포스트시즌이라 하더라도 3일 휴식 후 등판을 자주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베어스 에이스 리오스가 1차전서 승리를 거둔 뒤 3일 쉬고 나서 4차전에 등판했지만, 5이닝 9안타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리오스는 1차전서 완봉승을 거둘 때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인 99개의 투구수를 기록해 4차전 등판도 무난하리라 기대됐는데, 홈런 2개를 포함해 비교적 많은 안타를 내줬다. 앞서 리오스는 2005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서 1,4차전에 각각 선발로 나가 2패만을 떠안았다. 당시에도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즉 3일 휴식 후 등판한 두 차례 경기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에이스의 쓰임새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추세다. 선수 본인이야 감독이 지시하면 그에 맞추겠지만, 실패할 경우 그 후유증이 크며 성공 확률도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정규시즌서 4일 또는 5일 휴식 후 등판에 익숙한 투수를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갑자기 휴식기간을 줄여 기용하면 컨디션이 온전할 리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커쇼와 정민태의 경우는 아주 특별하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지난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9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국내 5년차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서 완봉승을 거둔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는 의미다. 정규시즌서 세 차례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는 등 팀공헌도 낮았던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준비를 했는지를 읽을 수 있는 경기였다.

그렇다면 니퍼트는 과연 4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을까. 물론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에게 4차전 등판을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니퍼트는 1차전서 114개의 공을 던졌다. 4차전은 22일 잠실에서 열린다. 3일 쉰 뒤 4일째 등판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입단 이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선발로 나선 뒤 3일 쉬고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니퍼트에게 커쇼나 정민태처럼 3일 휴식후 등판을 지시할만한 특별한 조짐이나 상황도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니퍼트 말고도 장원준, 유희관, 이현호, 스와잭 등 믿을만한 선발 후보가 많다. 니퍼트를 굳이 짧은 휴식 후 선발등판시키려면 그만한 상황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물론 전략상 불펜투수로는 나갈 수 있다. 2013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서 니퍼트는 1차전 선발 등판 후 4,5차전에 잇달아 구원으로 나가 2이닝씩 던졌다. 이번에도 4차전서 끝장을 보기 위해 니퍼트가 불펜서 대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모험에 가깝다.

3일 휴식 후 등판할 수 있는 에이스가 나타난다면 모든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시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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