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100% 완료'다. 이제는 상대를 휩쓰는 일만 남았다.
한화 이글스의 시즌 막판 목표는 오로지 하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7일까지 단독 5위를 확보 중인데, 안심할 순 없다. 리그 6위(롯데 자이언츠)에 불과 0.5차로 쫓기는 데다 롯데가 5연승(1무 포함)으로 펄펄 날아오르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확실한 '굳히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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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7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1, 2루 NC 지석훈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긴 한화 로저스가 기뻐하고 있다. 한화는 선발투수로 3승 방어율 1.31의 로저스를 내세웠다. NC는 15승 4패 방어율 2.67의 해커가 선발 등판했다. 마산=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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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절하게 에이스가 돌아온다. 8월에 뒤늦게 팀에 합류하자마자 리그를 압도하는 구위와 운영 능력을 과시했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열흘 간의 휴가를 마치고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한다. 힘을 완벽하게 비축한 상태에서 딱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게 된 셈. 소설이나 영화의 구성 단계로 따지면 '위기' 단계 때 쓰러져 사라진 듯 했던 히어로가 '절정' 대목에서 화려하게 재등장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로저스의 복귀는 한화의 시즌 막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적으로는 승리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에이스'를 다시 얻었다는 점이 큰 힘이 된다. 에이스는 연패를 끊어주거나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확실한 동력원이다. 시즌 마무리 단계에서도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한화에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딱 20경기 남은 시점이기 때문에 계산상 로저스는 앞으로 5번 정도 더 선발 등판할 듯 하다. 여기서 확실히 5승을 따고 가면 나머지 로저스가 나오지 않는 15경기의 운용이 수월해질 수 있다. 이 15경기에서 최소 5승 이상만 해도 한화는 잔여 20경기에서 승률 5할 이상을 챙기게 된다. 순위 경쟁에서 이건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두 번째로는 불펜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로저스는 지난 8월28일자로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 제외되기 이전까지 엄청난 '이닝이팅' 능력을 보여줬다. 5경기에서 3번이나 완투를 해냈고, 총 40⅓이닝을 던져 평균적으로 8이닝 이상 버텨줬다. 일단 로저스가 나가는 경기에서는 불펜이 푹 쉴 수 있다는 뜻이다. 가동된다고 해도 1명 정도로 짧게 끝낼 가능성이 크다. 최근 피로 누적 등으로 난조를 보이고 있는 한화 불펜 상황에서는 크나큰 호재다. 로저스의 등판 경기에서 체력을 비축한 뒤 다른 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들의 자신감 상승 효과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앞서 5경기를 통해 로저스는 팀 동료들의 확실한 신임을 얻었다. 게다가 특유의 활달한 성격과 파이팅 덕분에 동료들의 좋은 자극제 역할도 했다. 또한 빠른 투구 타이밍으로 인해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한 마디로 로저스가 마운드에 서면 야수들도 '잘 치고, 잘 잡는' 경기를 한 것이다. 일종의 '버프 효과'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보이지 않는 영향력도 한화의 상승세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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