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 승리에서 한화가 얻은 3가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8-27 09:50


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도약의 힘을 얻었다. 1위를 질주하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6일 경기서 11회 연장끝에 10대9로 승리한 것은 그냥 1승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일단 26일 5위를 달리던 KIA가 SK전서 3-1로 리드하다가 9회말 정상호의 끝내기 역전 홈런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상태에서 한화는 초반 0-5로 뒤졌다가 끝내 역전승을 거두는 짜릿함을 맛봤다. 3게임으로 벌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1게임으로 좁혀진 것. KIA엔 위기의식이, 한화엔 도전의 희망이 생겼다.

한화 김성근 감독에게도 앞으로의 총력전을 펼칠 때 계산에 필요한 새로운 인자가 생긴 게 반갑다.

일단 권 혁이 부진을 씻고 좋은 피칭을 한 것이 안도의 한숨을 쉬게 했다. 권 혁은 9-9 동점이 된 9회말 2사 2,3루의 위기에 등판해 구자욱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역전의 위기를 넘겼고, 이후 11회까지 2⅓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내 11회말 김태균의 끝내기 안타를 볼 수 있게 했다. 김 감독은 경기후 "권 혁이 돌아온 것 같다"며 무척 반겼다.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1군엔트리에서 빠진 윤규진의 회복세가 빠른 편이어서 수일 내로 돌아온다면 다시 박정진-윤규진-권 혁의 강력한 불펜진이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김민우의 호투는 김 감독의 마음을 바꿔 놓을 듯. 김민우는 당초 25일 삼성전 선발로 예고됐었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김 감독이 26일 선발로 김민우가 아닌 안영명을 냈다. 안영명은 1회초 선두 구자욱부터 6번 이승엽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6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5실점하고서 강판된 반면, 김민우는 4회초 2사 1,2에서 등판해 9회초 2사까지 5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특히 8회까지는 볼넷 1개만 내주는 완벽투로 한화의 역전에 계기를 만들었다. 9회초 2사까지 잡은 뒤 이승엽의 2루타와 박한이의 볼넷으로 1,2루의 위기를 맞았고, 대타 이지영에게 동점 우전안타를 맞고 교체됐지만 김민우를 다시 발견한 기회였다.

포수 폭스는 김 감독에게 더 많은 작전을 구사할 수 있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조인성과 정범모 2명의 포수를 기용하는데 아무래도 둘 다 타율이 떨어져 작전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대타로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2명 모두 빠지면 대신 나설 포수가 없었기 때문. 그런데 6회초부터 마스크를 쓴 폭스는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김민우 권 혁과 호흡을 맞추며 단 1실점으로 잘 막았다. 8회초 김상수의 도루 때 송구가 좋지 않았지만 연장 11회초 박한이의 도루를 멋진 송구로 잡아내며 포수로서 믿음을 주게 했다. 폭스를 포수로 쓸 수 있게 되며 폭스의 활용 방안도 대폭 늘어나게 될 듯. 폭스가 선발 포수로 나가게 되면 공격력이 좀 더 강화되는 장점이 생길 수도 있다.

남은 30경기. 김 감독이 앞으로 어떤 다양한 선수기용과 작전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15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2루 삼성 나바로가 내야 땅볼로 아웃되자 포수 폭스가 환호하고 있다.
삼성은 선발투수로 8승 8패 방어율 6.53의 장원삼을 내세웠다. 한화는 8승 6패 방어율 4.96의 안영명이 선발 등판했다. 대전=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26/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