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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SK 와이번스는 26일 현재 3할 타자가 이명기 한 명 밖에 없다. 이명기는 3할3푼4리로 타격 부문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SK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명기 말고도 이재원이 3할 타율을 유지했고, 브라운과 박정권도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했다.
김 감독은 "팀이 좋을 때는 내가 못쳐도 다음 타자가 있으니까지 부담이 덜한데,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상황에서는 시원하게 치기보다는 죽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럴 때는 홈런을 치는 선수가 나오면 전체적으로 힘을 받을 수가 있다. 하지만 홈런이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니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명기는 정교한 타격으로 출루율이 높은 편이지만 베이스러닝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다. 공격의 포문을 열 수는 있어도 경기를 풀어가고 이끌어가는 스타일은 되지 못한다. 결국 주자를 불러들이고, 장타를 때릴 수 있는 타자가 나타나야 하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SK는 지난 23일 NC 다이노스전 2회부터 이날 6회 정의윤이 솔로홈런을 터뜨리기 전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고, 특히 KIA를 상대로는 26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9회 정상호 앞에 두 명의 주자가 나갔을 때도 전체적인 분위기상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정상호는 윤석민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길고 길었던 침묵을 깨는 120m짜리 아치를 그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5대4로 승리한 SK는 3연패를 끊었고, 5위 KIA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오늘도 매우 힘든 경기를 했다. 연패를 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마지막에 나타났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도 반전의 기회로 삼아 계속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역전승의 주인공 정상호는 "오늘을 계기로 계속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전 정경배 타격코치님이 항상 볼이 뒤에서 맞아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볼 한 개 정도만 앞에서 타격하라고 조언해 주신게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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