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고 대도를 품은 두산과 NC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8-25 08:23


2016 KBO 신인드래프트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두산에 1라운드에 뽑힌 건국대 조수행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24/

"당장 내년부터 대주자로 쓸 수 있는 선수입니다."

2016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호텔. 전체 1순위 남태혁(전 LA 다저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두산에 지명된 조수행(건국대)도 화제의 인물이었다. 전년도 성적 역순에 따라 1라운드에서 kt, 한화, KIA,롯데에 이어 지명권을 행사한 두산. 예상 외로 투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은 "정수빈의 군입대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조수행은 정수빈 수준의 수비력을 갖고 있고 발까지 빠르다"며 "5번째 순서에서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고민없이 조수행을 택했다"고 밝혔다.

지명 당시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 조수행은 대학리그 최고의 대도다. 지난 4년 간 90경기에 출전하면서 타율 2할9푼5리에 출루율 4할1푼7리, 장타율은 3할8푼4리를 기록하면서 총 92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1경기에 1개의 도루씩은 꼭 달성한 셈이다. 선수 본인도 "아직 타격에서는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루와 관련해서는 주변에서 잘 뛴다는 평가를 들었던 것 같다"며 "팀에서 중견수를 맡고 있는데 수비도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가 라이벌로 꼽은 선수가 이재율(영남대)이다. 이재율은 대학리그 76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도루 69개를 기록했고 4라운드에서 NC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조수행은 "나와 (이)재율이가 가장 많이 뛰었던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유영준 NC 스카우트 팀장도 "대학선수 중 가장 발이 빠른 선수다. 내년부터 대주자와 대수비로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두산과 NC의 야구 색깔, 지향점이 드러난다. NC는 올 시즌 압도적인 팀 도루 개수를 앞세워 기동력의 야구를 펼치는 팀. 두산은 '발 야구'에 대한 향수를 바탕으로 뛰는 야구로 회귀하고 싶어 한다.

NC는 24일 현재 111경기에서 170개의 도루로 이 부문 2위 삼성보다 49개가 많다. 박민우(42개·1위) 김종호(34개·4위) 테임즈(29개·5위) 나성범(21개·21개) 등 무려 4명의 선수가 도루 10걸에 포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NC는 8월 들어 1위 삼성에 2.5게임 차로 추격하며 고공 비행을 하고 있는데, 안정된 마운드와 더불어 야수들이 공수에서 맹활약한 덕분이다. 모든 선수가 뛸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이다. 구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프린터를 한 명 더 확보했다. 유영준 팀장은 "꼭 뽑고 싶은 선수였고, 실제로 이재율을 지명해 만족한다"며 "김경문 감독님이 추구하는 빠른 야구와 부합해서 뽑게 됐다"고 밝혔다.

두산은 조수행이 발 야구에 앞장 서주길 기대하는 입장이다. 2년 전 172개의 팀 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던 두산은 지난해 111개, 올해는 110경기에서 86도루뿐이다. 캡틴 오재원(24개)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정수빈(10개)도 생각만큼 도루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예전의 뛰는 야구를 그리워 하는 팬들이 많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주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수차례 드러냈다. 두산 관계자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조수행이다. 활용도가 높다"며 "언제나 뛴다는 인식이 있어야 상대가 부담스러워 한다. 조수행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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