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세일, 13년만에 300K 투수 탄생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8-25 11:26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생애 처음으로 탈삼진 타이틀을 노린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시즌 300탈삼진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2일(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는 세일. ⓒAFPBBNews = News1

13년만의 300K, 과연 달성 가능할까.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시즌 300탈삼진이 '닥터 K'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이 기록은 지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달성되지 못했다. 그만큼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하는 투수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 시즌 300탈삼진을 마지막으로 달성한 투수는 지난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원투펀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다. 그해 존슨이 334개, 실링이 316개의 탈삼진을 올려 한 팀에서 두 명의 300탈삼진 투수가 배출되는 진기한 기록이 나왔다.

올시즌 300탈삼진을 향해 시즌 막판 맹렬한 기세로 달려가고 있는 투수가 있다. 바로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크리스 세일이다. 이들은 25일 현재 똑같이 222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양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커쇼는 지난 2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까지 올해 25경기에서 177이닝을 던졌다. 이닝당 탈삼진과 9이닝당 탈삼진이 각각 1.25개, 11.29개다.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경기가 10번이다.

세일은 지난 2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까지 올시즌 24경기에서 164⅓이닝을 던져, 이닝당 탈삼진 1.35개, 9이닝당 탈삼진 12.16개를 각각 기록했다. 세일은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린 경기가 12번이나 된다. 특히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전과 이날 시애틀전에서 각각 15개,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절정의 'K능력'을 과시했다. 지난 5월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7월 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는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두 투수 모두 현재의 로테이션을 유지할 경우 각각 8번의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커쇼는 올시즌 선발 등판 평균 8.8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으니, 이 페이스를 대입하면 앞으로 71개의 삼진을 추가해 293탈삼진으로 시즌을 마친다. 세일은 올해 한 경기 평균 9.25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에 따르면 8경기에서 74개의 삼진을 보탤 수 있으며, 시즌 296개의 탈삼진을 올리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두 선수 모두 300탈삼진 달성이 힘들다.

그러나 한 번 분위기를 타면 1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는 기세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커쇼는 24일 휴스턴전에서 8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한 달만에 한 경기 두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주춤했던 탈삼진 행진에 속도를 붙인 것이다. 커쇼는 지난 2011년(248개)과 2013년(232개), 이미 두 차례 내셔널리그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300탈삼진 기록은 아직 없다.

세일은 최근 두 경기서 각각 15개, 1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커쇼와 마찬가지로 탈삼진 행진에 속도가 잔뜩 붙었다. 세일은 아직 탈삼진왕에 오른 적이 없다. 지난 2013년 226개를 잡아낸 것이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올시즌에는 데뷔 이후 가장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중이다.

두 투수 모두 왼손 파워피처다. 커쇼는 95~96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과 발군의 커브,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의 배팅타이밍을 빼앗는다. 세일 역시 90마일대 후반의 직구와 떨어지는 각도가 예리한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타자들을 윽박지른다.

13년만에 두 명의 300K 투수가 탄생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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