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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봉중근 선발 컴백, 왜 이런 중대 결단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06:02


LG 트윈스 베테랑 좌완 봉중근(35)이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바꾼다.

양상문 감독은 24일 봉중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봉중근에게 선발 등판 준비를 위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10일 정도 준비를 한 후 9월초에 첫 선발 등판하게 된다.

봉중근은 2012시즌부터 LG의 클로저를 맡아왔다. 따라서 4년 만에 다시 선발 투수로 컴백하게 됐다.

봉중근의 보직 변경으로 LG 투수진의 역할이 연쇄적으로 바뀌게 된다. 봉중근을 대신할 새로운 마무리는 이동현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동현은 그동안 셋업맨을 해왔다. 또 이번 시즌 초반 봉중근이 마무리로 흔들릴 때 사실상의 뒷문 단속을 이동현이 했었다. 그리고 이동현이 했던 셋업맨은 임정우가 대신 맡게 된다. 2016시즌엔 징계가 풀리는 정찬헌이 셋업맨을 맡을 수도 있다.

봉중근의 선발 복귀는 양 감독이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주면서 결정됐다. 봉중근은 올해 마무리로서 실망스런 성적을 냈다. 2012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은 연속으로 20세이브 이상을 올렸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A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난조를 보였다. 시즌 중반, 구위를 되찾았지만 최근 다시 흔들렸다.

23일 현재 15세이브(5승2패), 평균자책점 4.61, 7홈런, 5블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66, 피안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했다. 봉중근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지표다.

봉중근은 마무리 보직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2004년 어깨,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적은 나이도 아니다. 어깨 상태가 싱싱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 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로저는 매경기 긴장하고 불펜 대기를 해야 한다. 반면 선발 투수는 정해진 날짜에 맞춰 몸관리를 하기 때문에 더 수월한 면이 있다.


봉중근이 선발 보직에 연착률할 가능성은 높다. 전문가들은 봉중근이 경험이 풍부하고, 견제 동작, 번트 수비 등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봉중근은 마무리 투수 이전에 선발 보직을 했었다. 미국 생활을 접고 2007년 LG에 입단한 후 2011년까지 선발 투수를 했다. 2008시즌부터 내리 3년 동안 10승 이상을 했다. 평균자책점도 2~3점대를 유지했다. 그는 선발 투수의 맛을 안다. 또 어떻게 준비해야지도 잘 알고 있다.

선발 컴백은 봉중근에게 승부수가 될 수 있다.

그는 2016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쳐야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봉중근에게 내년은 야구 선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올해 처럼 타자들에게 "만만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경우 FA 계약 과정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신 선발로 복귀해서 10승 이상을 해준다면 봉중근은 남부럽지 않은 FA 계약을 할 수 있다.

봉중근은 올해 남은 시즌에서 선발 테스트를 거쳐 내년에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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