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특급에이스 로저스, '10승' 가능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10:01


'로지저스'는 과연 1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시즌 막판 KBO리그에서 최강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는 누굴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질문이다. 단연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에스밀 로저스(30)가 당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KBO리그에 나타나자 마자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단숨에 리그를 평정했다.


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과 한화 로저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로저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2
로저스는 데뷔전(6일 대전 LG전)을 1실점 완투승으로 장식하더니 두 번째 등판(11일 수원 kt전)에선 완봉승을 따냈다. 세 번째 등판(16일 포항 삼성전)에서는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쳤지만, 다시 네 번째 등판(22일 광주 KIA전)에서 또 완봉승을 챙겼다. 4번의 등판에서 3승. 그리고 그 3승을 모두 '완투'로 거두며 침체기에 있던 한화의 에이스이자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희망으로 떠올랐다. 한화 팬들은 그런 로저스에게 금세 '로지저스(로저스+지저스)'라는 별명을 붙이며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이렇게 막강한 실력을 지닌 로저스는 과연 앞으로 남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얼마나 더 마운드에 오르게 될까. 그리고 그 가운데 또 몇 승을 챙길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의문문은 다시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과연 로저스는 10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이다.

'로저스의 10승 가능여부'를 따져보려면 일단 남은 등판 일정을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이건 한화의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4일 현재 한화는 113경기를 치러 앞으로 31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9월13일까지 편성돼 있는 기존의 정규리그 일정에다가 우천 순연 경기들의 추가 일정 편성을 더하면 아무리 빨라도 9월29일까지는 정규리그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만약 또 다시 우천 순연 경기가 발생하면 이보다 더 늦게까지 정규리그를 치를 수도 있다.


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 로저스가 KIA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에서 3대0 승리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환호하고 있는 로저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2
어쨌든 남은 31경기에서 로저스가 팀의 1선발로 나선다고 가정하면 7회 등판이 가능하다. 만약 우천 취소 등으로 일정이 조금 더 밀린다거나 혹은 막판 순위싸움을 이기기 위해 등판 간격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조정한다면 가까스로 8번까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로저스가 지난 4번의 등판 때처럼 '5일 로테이션(4일 휴식 후 등판)'을 유지하다가 간혹 컨디션 조절을 위해 '6일 로테이션'으로 나온다면 잔여 등판횟수를 '7경기'로 보는 게 타당하다.

이렇게 따져보면 로저스의 '10승 달성 가능성'의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한 마디로 남은 등판 일정에서 전승을 거둬야 가능하다는 뜻인데, 이건 로저스가 아무리 당대 최강의 구위를 갖고 있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야구는 혼자서 잘한다고 이기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로저스가 만약 9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더라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할 수도 있는 게 야구의 특성이다.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일단 수비가 받쳐줘야 하고, 타선도 적절하게 점수를 뽑아 줘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

이미 로저스는 승리 요건을 갖췄다가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린 경험이 있다. 지난 16일 포항 삼성전이었다. 4-2로 앞선 상황에 마운드를 필승마무리 권 혁에게 넘겼지만,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남은 7번의 선발 등판에서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로저스의 '10승'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확실한 건 있다. 그의 위력은 '10승 달성'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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