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은 불펜 필승조를 잘 조련한 김경문 NC감독에 대해 "지도력과 안목이 대단하다"고 했다. 번번이 불펜이 발목을 잡는 넥센, 조상우 김영민 한현희 손승락까지 넥센 필승조는 시속 150㎞ 강속구를 뿌려댄다. 하지만 찬스를 움켜쥐지 못할 때가 많다.
반면 올시즌 NC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셋업맨 최금강(26)과 마무리 임창민(30)은 140㎞ 초반의 최고스피드로도 상대를 마음껏 요리한다. 제구력과 상황별 변화구, 배짱이 무기다. 최금강은 1m95의 큰키에서 꽂아대는 자신감있는 몸쪽 승부구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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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최금강.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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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강의 올해 연봉은 3300만원. 2012년 NC 신고선수(육성선수)로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연습생으로 꿈을 키웠다. 한때 구단에서 계약해지를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로 기량이 올라오지 않았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믿고 기다려줬지만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바로 그때 2군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 2013년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이후에도 별다른 존재감은 없었다. 지난해에는 4경기 중간 등판이 전부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좋아져 김경문 감독의 주목을 받았다. 4월엔 월간 평균자책점이 6.00으로 부진했지만 5월 들어 다른 선수가 됐다. 5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1.83, 6월 2.30, 7월 1.29, 8월엔 6경기에서 무실점 행진 중이다. 올시즌 62경기에서 5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1. 벌써 74⅔이닝을 소화했다. 가장 긴박한 승부처에선 이제 최금강이 마운드에 오른다. 국내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을 상대로 11일 2이닝 무실점(4탈삼진) 12일 1⅓이닝 무실점(3탈삼진)의 완벽투를 뽐냈다. 특히 12일 8회엔 4번 박병호, 5번 김민성, 6번 윤석민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구위는 몰라도 배짱만큼은 '삼성 안지만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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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 임창민이 9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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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민은 넥센전에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22세이브로 구원 1위에 등극했다. 손승락(넥센)과 윤석민(KIA)은 21세이브로 구원 공동 2위. 임창민은 올해 불펜 셋업맨 후보였다. 지난 4월 마무리 김진성이 종아리를 다쳐 급하게 대체 마무리가 됐는데 너무 잘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임창민의 존재가 컸다. 주전 마무리의 부상으로 끙끙 앓고 있는데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고 했다. 김진성이 복귀한 후에도 임창민은 마무리로 팀을 지켜내고 있다. 올시즌 1승3패22세이브 평균자책점 3.28.
임창민은 마무리의 중압감에 대해 "중간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어차피 중간계투로 나가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간에 나오는 것과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것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무덤덤한 마음가짐이 평상심 유지의 비결이었다.
NC는 둘을 축으로 단단한 불펜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유난히 뒤집어지는 경기가 많아 각팀의 최대고민은 불펜이다. NC는 '하늘에서 떨어진' 최고 잠금조 덕분에 한시름 덜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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