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LG 이상열, 염경엽 감독과의 남다른 인연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7-24 19:42 | 최종수정 2015-07-25 08:48



베테랑 왼손 투수 이상열(38)이 은퇴 수순에 들어갔다. 이상열과 남다른 인연이 있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묘한 감정이 드는 듯 하다.

LG는 24일 이상열의 웨이버 공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방출이다. 이상열은 1996년 한화에서 데뷔했고 현대와 히어로즈, LG 유니폼을 입었다. 꾸준히 불펜에서 뛰었고 프로 통산 752경기 23승 34패 9세이브 118홀드, 4.4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염 감독은 2009년 말 그가 LG 유니폼을 입을 때 적극적으로 구단에 추천을 했다. 당시 수비 코치 신분이었지만 중간 계투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는 현대에서 현역으로 함께 뛰면서 쌓은 친분이 적지 않은 작용을 했다. 코치가 된 뒤에도 자주 연락을 하며 누구보다 그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이상열은 2009년 11월23일 왼 어깨 극상근 건초염 때문에 히어로즈에서 방출됐다. 2003~04년 현대에서 최고의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떨친 뒤 히어로즈에서 2년 간 아팠다. 하지만 염 감독은 "훈련이 덜 된 상태에서 공을 던지면서 부상이 왔다. 이제는 완치된 걸로 안다"고 구단 관계자를 설득했다. "재활만 잘 하면 충분히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당시 이상열은 무려 3개 팀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LG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아내와의 상의 끝에 이상열이 택한 곳은 LG였다. 염경엽 코치를 비롯해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 등과는 현대에 동고동락한 사이였다. 이후 그는 2010년 76경기에서 2승2패 16홀드 3.32의 평균자책점, 2011년에도 77경기에서 3세이브 18홀드 3.89의 평균자책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숱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났다.

염 감독은 우천 취소된 24일 목동 SK전에 앞서 당시 비화를 들려줬다. 프런트에게 이상열과 빨리 계약하라고 했는데, 다른 팀도 그를 노려 계약이 미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염 감독은 이상열에게 전화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친한 형으로서 협박(?) 아닌 협박을 한 셈이다. 그리고 얼마 뒤 이상열이 LG 유니폼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잘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제는 웨이버 공시가 됐지만 (이)상열이가 LG에서 정말 잘 던졌다"고 웃었다. 목동=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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