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는 결국 사소한 부주의와 실수에서 비롯된다.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격수 김민우의 포구 실수 하나로 인해 KIA 타이거즈는 '대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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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어이없는 실수가 터져나왔다. '대참사'를 불러온 사소한 실수는 KIA 유격수 김민우에게서 비롯됐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나온 넥센 9번타자 박동원.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를 받아쳤는데 유격수 왼쪽으로 굴러갔다. 코스가 약간 깊었지만, 외야로 빠질 만한 위치나 스피드가 아니었다. 김민우가 충분히 따라가 잡을 수 있었다. 실제로 김민우는 재빨리 공을 쫓아가 백핸드로 잡아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공을 글러브 포켓에 안전하게 넣지 못했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실수를 한 것. 결국 타구는 글러브 손바닥 부근에 맞고 튀었다. 김민우는 황급히 앞에 떨어진 공을 다시 주워 1루로 던졌지만, 이미 박동원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이 2사 1, 2루로 확대됐다. 이런 갑작스러운 혼란을 올해 2번밖에 선발 경험이 없는 홍건희가 이겨내긴 어려웠다.
결국 홍건희는 이후 고종욱에게 우전 적시 2루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서건창-스나이더에게 연속 볼넷, 그리고 박병호에게 만루홈런까지 맞았다. 끝이 아니었다. 유한준에게도 우전안타를 맞은 뒤 김민성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8점을 내주고 문경찬과 교체됐다. KIA의 위닝시리즈 도전 꿈도 물거품이 돼 버렸다.
모든 것이 김민우의 수비 실책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8점을 허용했지만, 홍건희의 자책점은 놀랍게도 '0'이었다. 매우 보기 드문 경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문의한 결과 이는 한 투수의 한 이닝 비자책점 부문 역대 2위에 해당했다. 2011년 10월4일에 한화 투수 유창식이 부산 롯데전에서 6회말에 10실점을 했는데, 그 중 9점이 비자책점이었던 게 역대 최다 한이닝 비자책점 기록이었다. 홍건희의 대량 실점이 모두 비자책점 처리됐다고 해서 KIA에 좋을 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초반에 실책으로 대량 실점이 발생하면 경기가 이어지는 내내 팀에 누적되는 데미지가 크다. 기본적으로 투수진의 소모가 늘어나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다. 1패 그 이상의 데미지가 남을 수 밖에 없다. 사소한 실수가 원인이었지만, 결과는 사소하지 않게 됐다. 왜 그토록 모든 지도자들이 집중력을 강조하는 지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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