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 이현승의 강렬한 임팩트, 두산 한화에 대역전승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7-09 22:29


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서 좌월 솔로홈런을 친 두산 고영민이 전형도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09.

두산이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화에 2연승을 했다.

두산은 9일 대전 한화전에서 6대5로 승리했다. 1-5로 뒤지다가 9회 양의지의 결승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선발의 중량감만 보면 두산이 유리했다.

두산은 유희관, 한화는 안영명이었다. 그러나 유희관은 6이닝 11피안타(2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안영명은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나름 호투했다. 결국 선발 맞대결에서 한화가 앞서면서, 초반 기세를 제압했다.

유희관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구위나 제구력이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좌전안타를 쳤다. 장운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정근우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송구가 훌륭했다. 발이 빠른 이용규였지만,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과 겹치면서 간발의 차로 홈을 터치했다. 최수원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지만, 합의판정 이후 세이프로 정정됐다.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차이였다.

김태균마저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1사 1, 2루 상황. 하지만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종환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신성현도 3루수 앞 땅볼. 허경민의 수비가 매우 좋았다. 슬라이딩 캐치로 1루 주자를 2루 베이스에서 포스아웃시켰다.

유희관은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1, 2회 병살타로 득점 찬스를 놓친 두산 타선이 3회 기회를 잡았다. 허경민이 우선상 2루타를 쳤고, 김재호가 좌전안타를 때려내면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민병헌의 유격수 앞 땅볼로 허경민이 홈을 밟았다. 1-1 동점.


하지만 이후 두산의 공격은 아쉬웠다. 정수빈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김현수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 틈을 노려 정수빈이 1루에서 2루로 태그업하다 아웃됐다. 무리한 주루 플레이였다.

유희관은 3회 정근우와 김태균을 모두 내야 땅볼로 범타 처리했다. 투수전으로 접어드는 듯 했다. 하지만 이종환이 2루수 앞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오재원이 잡다가 놓쳤다. 결국 1루에서 세이프, 내야안타였다.

유희관은 느린 커브를 던졌다. 이 공을 신성현이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 후속타자 권용권이 랑데뷰 좌월 솔로홈런까지 날렸다. 4-1로 한화가 리드를 잡았다. 반면 두산 타선은 낮게 깔려오는 안영명의 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5회도 위기였다. 정근우를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종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신성현에게 또 다시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유희관답지 않은 위기관리능력이었다.

5-1 한화의 리드. 두산 타선은 6회 드디어 찬스를 잡았다. 김현수의 볼넷, 로메로의 중전안타로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다. 한화는 선발 안영명 대신 박정진을 올렸다. 오재원의 기습 희생번트가 나왔다. 그리고 양의지의 빗맞은 타구가 2타점 좌전 적시타가 됐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한화 김성근 감독은 권 혁을 7회 투입했다. 하지만 김재호와 민병헌의 연속 안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또 다시 만들었다. 김현수가 유격수 앞 땅볼를 치며 3루 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양의지가 아쉬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분위기는 다시 미묘하게 두산으로 이동했다. 5-4, 한화의 1점 차 리드.

한화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7회 선두타자 정근우가 안타로 출루했다. 1사 후 이종환까지 좌전안타를 치며 1, 2루 상황. 하지만 바뀐 투수 오현택은 흔들리지 않았다. 신성현과 권용관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은 풍부한 야수진을 자랑한다. 최근 1군에 올라온 고영민이 유민상 대신 대타로 나섰다. 권 혁의 낮은 패스트볼을 그대로 걷어올리며 솔로홈런.

승부는 원점. 하지만 분위기는 두산이 우세했다. 8회말 한화는 삼자범퇴를 당했다. 특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이용규의 좌전안타성 타구를 김현수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당연히 분위기가 더욱 올랐다.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9회초 선두타자 김현수의 이날 첫 안타가 터졌다. 한화는 권 혁에서 윤규진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오재일은 두 차례 번트 실패를 한 뒤,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완벽한 전화위복. 무사 1, 2루.

오재원의 번트가 파울 지역에 약간 높게 떴다. 하지만 포수와 투수, 그리고 1루수 사이에 떨어지며 아무도 잡지 못했다. 그런데 2S로 볼카운트가 몰린 오재원이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다시 한화로 급격히 분위기가 기우는 듯 했다. 2사 3루 상황. 하지만 양의지가 윤규진의 초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7-6 역전.

한화의 마지막 공격만이 남았다. 마운드에는 이현승이 올라왔다. 현 시점에서 두산의 마무리다.

한화는 대타 이시찬을 내세웠다. 이현승은 제구가 일시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한화 역시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4번 김태균이었다. 결국 두산은 고의4구를 선택했다. 역전의 위험은 더 커진다. 하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기 위해서는 김태균을 거르는 게 최상의 선택이었다. 다음 타자는 이날 3안타를 몰아친 이종환. 하지만 좌완투수 이현승은 좌타자 이종환이 상대적으로 편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병살타의 위험도 있었다.

이때부터 이현승은 괴력을 발휘했다. 이종환을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신성현마저 3연속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특히 마지막 공의 속도는 148㎞였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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