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스와잭, 선발투수의 과제와 명암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6-23 22:12 | 최종수정 2015-06-24 07:19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10대0으로 승리한 후 두산 스와잭이 포수 최재훈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21.

두산 앤서니 스와잭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그는 24일 선발로 나선다.

잇단 부진으로 퇴출된 유네스키 마야의 대체 외국인 투수. 지난 13일 두산과 총액 4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1경기에 등판, 16승24패, 평균 자책점 4.45를 기록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 한국야구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더욱 큰 관건이다. 지난 21일 국내 무대 첫 선을 보였다. 잠실 롯데전 9회에 등판,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50㎞ 안팎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가 돋보였다. 하지만 선발로서 구종이 단조롭다는 약점도 지적받고 있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그의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포인트. 선발로서 그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다.

스와잭의 선발 경험

그는 잠실 롯데전에서 1이닝 동안 총 13개의 공을 던졌다. 그 중 패스트볼이 10개를 차지했다. 커브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컷 패스트볼을 하나씩 던졌다. 결국 패스트볼 계열의 공만으로 사실상 타자를 상대했다.

그의 패스트볼은 위력적이다. 최고 153㎞를 찍었다. 투심과 커터 역시 150㎞ 안팎의 구속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구위를 가지고 있다. 또 하나는 제구력이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볼 때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이 제구력이다.


문제는 투구 패턴이다. 중간계투로서 스와잭의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 패턴은 매우 인상적이다. 당연히 자신이 가장 능숙한 구종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은 기본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즉, 투구 패턴에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그는 미네소타에서 5시즌, 클리블랜드에서 1시즌을 뛰었다. 트리플 A에서 그는 5시즌동안 158경기에 출전했다. 그 중 149경기를 선발로 등판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총 201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발 출전은 32게임에 불과하다. 최근 네 시즌동안 단 9차례의 선발등판을 했다.

중간계투로 많이 뛰었기 때문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 피치로 타자를 상대했다.

그의 연습투구를 지켜본 두산 김태형 감독과 한용덕 투수코치는 "두 가지 구종 외에도 투심과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도 가지고 있다. 연습 투구에서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전용으로 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의 구위는 확실히 위력적이지만, 떨어지는 느린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쓸 수 없다면 한국 무대에서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 강약조절없이 150㎞대의 강한 투구만으로는 한국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떤 변신을 할까.

스와잭이 기존의 투구 패턴을 변화,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은 두산 코칭스태프도 인식하고 있다.

김 감독 역시 "강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버티기 쉽지 않다"고 했고, 한용덕 투수코치 역시 "선발로 던질 때는 9회에 나선 롯데전과는 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섣부른 충고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낯선 무대. 민감한 투수 입장에서는 더더욱 적응이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변화요구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스와잭이 스스로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제구력이 준수한 스와잭의 좌우 코너워크를 찌르는 속구는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섞어 던지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때문에 그의 투구가 의외로 통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탈삼진 능력과 투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스와잭이다. 게다가 최근 선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분명 한 차례의 위기가 올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즉, 선발에 적합한 투구패턴을 스스로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가 그의 장점인 패스트볼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좀 더 뛰어난 선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스와잭이 제 역할을 한다면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매우 강력해진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빈 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니퍼트 역시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즌 후반 중요한 시점에서 니퍼트나 스와잭을 상대적으로 취약한 뒷문으로 돌릴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때문에 스와잭의 역할은 두산 입장에서 너무나 중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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