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륙 조짐 LG 히메네스, '효자 외국인'되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6-21 08:40


LG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LG 히메네스가 KIA 서재응의 투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유지현 3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는 히메네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18/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양상문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최근 새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야수 루이스 히메네스(27·도미니카공화국)가 순조롭게 연착륙하고 있다.

그가 출전한 3경기에서 LG는 3연승을 달렸다. 히메네스는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두번째 경기였던 18일 잠실 KIA전에선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솔로포도 신고했다. 19일 목동 넥센전에선 3루수로 선발 출전, 한 차례 감각적인 수비도 보여주었다. 또 히메네스는 덕아웃 분위기까지 밝게 만들고 있다.

4번 타순 무게 중심

양상문 LG 감독은 히메네스를 첫 경기부터 타순 4번에 배치했다. 시차적응도 덜 된 상태였다. 하지만 앞으로 맡아야 할 역할을 바로 주었다.

히메네스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1타점 3삼진을 기록했다. 2루타와 홈런을 각각 1방씩 쳤다. 우투수 상대로는 타율 3할, 언더핸드스로 상대로는 타율 5할을 기록했다.

올해 LG의 타순 4번은 이병규(등번호 7번)의 몫이었다. 그런데 이병규(타율 0.244, 11홈런, 31타점)가 기대치에 모자라고 있다. 삼진(76개)이 너무 많고, 찬스(득점권 타율 0.175)에서 너무 약했다. 정성훈 한나한(퇴출) 등에게도 맡겨봤지만 신통치 않았다.

히메네스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3~4번 타순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통산 타율 2할9푼5리, 91홈런, 453타점, 82도루를 기록했다.

히메네스는 타석에서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헛스윙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손목의 힘이 강했다. KIA 선발 서재응의 포크볼을 받아쳐 잠실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길 정도로 파워도 갖췄다.


핫코너 3루수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 앞서 LG 새 용병 히메네스가 훈련을 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5.06.17.
히메네스는 첫 두 경기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그는 3루 수비도 당장 가능하다고 했지만 코칭스태프에서 시차와 낯선 그라운드를 감안해서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았다.

히메네스는 19일 목동 넥센전에 첫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좀처럼 그에게 타구가 가지 않았다. 9회 마지막 수비에서 넥센 선두 타자 서건창의 타구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유격수 오지환 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한발 먼저 잡아 1루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의 움직임은 가벼웠고, 타구 판단도 빨랐다. 송구 동작도 매끄러웠다.

LG가 메이저리그 600경기 이상 출전한 베테랑 한나한(35)을 퇴출시킨 가장 큰 이유는 3루 수비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나한은 허리 통증으로 전력 질주가 안됐다.

히메네스는 젊고 건강하다. LG 구단이 히메네스를 시즌 중간에 서둘러 계약한 건 이번 시즌 뿐 아니라 그 다음 시즌까지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LG는 최근 몇년간 3루 수비를 믿고 맡길 선수가 없어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영입했던 조쉬 벨은 수비폭이 좁았고, 타격 슬럼프가 길어 중도 퇴출했다. 1루수 정성훈을 3루로 이동시켰지만 체력 소모가 컸다. 결국 시즌 후반부엔 2루수 손주인을 3루로 옮기기까지 했다.

분위기 메이커


LG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가 5대3으로 승리하며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6회말 솔로홈런을 날리며 KBO 첫 홈런을 기록한 히메네스가 홈인하며 정성훈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18/
히메네스의 가세 후 벤치 분위기도 좀 달라졌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KIA전에선 KBO리그 두 경기 출전 만에 첫 홈런을 친 후 동료들과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또 넥센전에선 선두 타자 박용택이 선제 솔로포를 쳤을 때 누구 보다 기뻐했다. 흥이 넘칠 때는 몸이 가만 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변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무게를 잡을 때와 분위기를 띄울 때를 잘 구분한다. 한나한은 고참으로서 무게를 잡는 편이었다. 소사와 루카스는 투수이기 때문에 야수와 섞이는데 한계가 있다. 한 팀의 분위기는 주로 야수쪽에서 좌우할 때가 많다.

현재 KBO리그 상위권에서 잘 나가는 팀엔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 외국인 야수들이 있다. NC 테임즈, 삼성 나바로 등이다. 히메네스가 그들 처럼 효자 외국인 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시작은 나쁘지 않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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