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강호들이 제 아무리 날뛰어봐야 결국은 '홈런킹'의 손바닥 안이다.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9)가 성큼성큼 제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잠시 비워뒀던 '홈런킹'의 왕좌. 결국 올해 KBO리그 홈런 레이스도 '기'-'승'-'전'-'박병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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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기가 오히려 박병호에게는 독이 되고 말았다. 이후 오랫동안 홈런 침묵에 시달렸다. 4월18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11일 동안 홈런 손맛을 보지 못했다. 타율 역시 3할 붕괴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렇게 4월은 6개의 홈런으로 마감했다. 나바로, 테임즈(이상 9개) 최형우(8개) 유한준(7개) 등에 밀려 공동 5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기온이 점점 올라가며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도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몰아 치기'도 나왔고, '계속 치기'도 보여줬다. 5월27일 삼성전부터 30일 SK전까지 4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는 등 5월의 박병호는 뜨거웠다. 덕분에 월간 홈런갯수가 무려 9개에 달했다. 누적 홈런갯수는 15개로 공동 3위. 월간 홈런갯수에서는 최형우 강민호 테임즈 이호준 등과 나란히 공동 1위였다.
결과적으로 현재 2위 자리에 있는 박병호가 홈런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쟁자들이 상대적으로 페이스 다운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된다. 시즌 초반 엄청난 파괴력을 보였던, 나바로와 테임즈는 5월에는 각각 6개, 9개를 넘겼다. 그런데 6월에는 현재까지 4개, 3개에 그치고 있다.
토종 선수들 가운데 박병호의 유일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강민호는 6월에 무려 8개의 홈런을 치며 막강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5월에도 9개나 쳤다. 페이스는 박병호에 못지 않다. 하지만 강민호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25홈런 이상을 넘기지 못했던 선수다. 홈런왕 달성 경험은 당연히 없다. 이 경험의 유무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박병호는 최근 3년 연속 홈런킹에 오른 인물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리그 후반에도 꾸준히 홈런을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가 풍부하다. 더군다나 강민호는 체력 소모가 극심한 포수다. 이런 약점을 감안하면, 올해의 홈런킹에 누가 가장 유력한 지 전망할 수 있을 듯 하다. 올해도 역시 '기-승-전-박병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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