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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펼쳐진 대구 구장. 경기 전 두산 홍성흔이 삼성 덕아웃 앞에서 "감독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다.
류 감독은 "왜 우타자가 좌타자보다 늦게 2000안타를 쳤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우투좌타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오른손 타자의 비율은 왼손 타자보다 많다. 확률 상 오른손 타자 가운데서 2000안타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않다.
첫 번째 이유는 좌타자의 유리함이다. 1루 베이스에서 좌타자의 거리가 우타자보다 더 가깝다. 류 감독은 "스윙을 친 뒤 중심이동을 고려하면 사실상 3~4발 정도 더 유리한 셈"이라고 했다.
우타자의 경우 스윙을 휘두르면 몸의 중심이 3루 쪽으로 쏠린다. 즉 타격을 한 뒤 다시 중심이동을 시켜 1루로 가야 한다. 반면 좌타자는 자연스럽게 중심이동이 1루로 쏠리기 때문에 물리적 거리보다 훨씬 더 1루 베이스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실제 홍성흔의 내야안타 비율은 5.70%. 2000안타에 도달한 선수들 중 비율이 가장 낮다. 대도로 유명했던 전준호의 내야안타 비율은 홍성흔보다 약 3배 정도 많았다.
하지만 이같은 거리의 유리함만으로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양준혁 장성호는 발이 빠르지 않아 내야안타 비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투수와의 상성관계다. 일반적으로 우타자는 왼손 투수, 좌타자는 오른손 투수에게 강하다. 투수가 볼을 던지는 릴리스 포인트 시점에서 공을 좀 더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율 상 좌완 투수보다는 우완 투수가 더 많다. 결국 좌타자는 1루 베이스에서 거리의 유리함 뿐만 아니라 투수와의 상성관계에서도 안타를 치기 좀 더 유리한 조건이다. 여기에 또 하나, 수비 포지션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포수와 유격수는 우타자가 대부분 맡고 있다. 던질 때의 송구 메커니즘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다. 홍성흔은 데뷔 초반 포수로 맹활약했지만, 이후 지명타자로 전환했다.
결국 모든 면에서 안타를 칠 확률은 좌타자가 더 많다. 홍성흔의 우타자 2000안타가 더욱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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