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적이 중위권 이하였다면 결정은 달랐을 것이다." 외국인투수 찰리를 조기 퇴출하고 난뒤 NC관계자가 한 말이다.
NC는 지난주 외국인투수 찰리를 퇴출시켰다. 퇴출 결정이 나자마자 여기저기서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4승5패에 평균자책점 5.74. 분명히 외국인투수로서는 좋지 않은 성적이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준 것이 있는 찰리였다. NC의 선발진 기둥이었고, 지난해 노히트노런도 했다. 주위 반응은 '찰리에게 조금 더 기회를 줄지 알았다'와 'NC의 발빠른 조치와 의사결정이 놀랍다'로 나뉘었다.
NC는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생각은 반반이었다. 5월초 스카우트가 출국해 여러선수들을 물색할때만 해도 교체의견은 많지 않았다. 신속한 결단과 함께 이후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새로 영입한 재크 스튜어트는 수년간 NC의 체크리스트에 들어있던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한번만 더'라는 심정으로 찰리에게 기회를 줬다. 100만달러라는 고액연봉은 차치하고라도(찰리의 잔여연봉은 규정상 지급된다) 새로 데려온 선수가 더 나은 활약을 한 경우는 많지 않다. 린드블럼(롯데)이나 피가로, 클로이드(이상 삼성) 등 잘 던지는 외국인투수들은 시즌에 들어가기전 잡아야 한다. 시즌 중 영입가능한 선수들은 한번 걸러진 선수들이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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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잠실 LG전. 1회말 LG 정성훈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NC 선발 찰리가 아쉬워하고 있다. 찰리는 성적 뿐만 아니라 팀내 적응에서도 올해는 유독 힘든 한해였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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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올시즌 초중반 모든 이의 생각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팀내 악재가 동시다발로 일어난 5월에만 20승을 올리며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를 기록했다. 선발 원투펀치(찰리, 이재학)의 2군행, 마무리 김진성의 종아리 부상공백 등을 모두 이겨냈다. 6월초 한수 아래 전력으로 판단되던 LG에 충격의 3연패를 당했지만 이후 최강 삼성을 상대로 위닝시리즈(2승1패), SK를 두번 모두 잡고 선두로 올라섰다. 슬럼프가 있어도 금방 이겨내고, 약점이 없진 않아도 치명타로 연결되진 않는다. NC가 찰리를 버린 이유는 대충해서는 우승싸움을 할 수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1군 투수에게 찰리정도의 기회를 주면 비슷한 성적을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슬로우스타터로 알려진 찰리의 구속은 6월이 돼도 140㎞를 밑돌았다. 겨우내 훈련부족과 나약한 의지는 기본이고 부상을 숨기거나 태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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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새로영입한 외국인투수 재크 스튜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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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내부에서는 이미 떠난 선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끼지만 찰리는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선수는 분명 아니었다. 반면 테임즈는 NC 국내선수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인간성도 좋고, 부침성도 있다. 해커도 평균점 이상이다. 둘은 오래토록 같이 야구하고 싶은 선수라는 말을 듣고 있다. 찰리에 대한 평가는 약간 달랐다. 찰리는 꽤 민감한 스타일이었다. 서포트하는 구단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 적지 않았다. 찰리를 내보냄으로해서 NC 선수단엔 재차 긴장감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찰리를 퇴출시키자마자 6일 삼성전에서 이기며 다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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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크 스튜어트 본인이 보내온 SNS사진. 스튜어트는 한국행을 서두르고 있다. 16일쯤 입국해 메디컬 체크와 선수등록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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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싸움이 격해지는 7,8월과 9월이 되면 선발투수 1명의 가치는 더 커진다. 스튜어트는 미국 텍사스출신의 선발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주로 선발로 뛰었고, 174경기(선발 120경기)에서 35승40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변화구도 지니고 있다.
찰리에 대한 기대가 최근 턱없이 낮았기에 스튜어트가 잘해주면 그만큼 전력에는 플러스가 되는 셈이다. 테임즈와 같이 뛴 인연도 스튜어트의 팀내 적응에는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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