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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부진, LG ‘1번 타자 고민’ 원점 회귀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06-09 08:45 | 최종수정 2015-06-09 08:46


LG 오지환

지난 7일 잠실 SK전. LG는 독특한 테이블 세터를 앞세운 선발 라인업을 내놓았습니다. 1번 타자 문선재, 2번 타자 백창수였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해당 타순에서 선발 출전이 올 시즌 처음이었습니다. SK 선발 좌완 김광현에 맞서 우타자로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지만 LG의 테이블 세터, 특히 1번 타자에 대한 고민이 드러났습니다. 1번 타자로 기대를 모은 오지환이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10경기에서 오지환은 40타수 9안타 0.225의 타율에 그치고 있습니다. 1번 타자의 요건인 선구안을 가늠하는 볼넷과 삼진의 비율도 좋지 않습니다. 4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0개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1번 타자로서 중요한 것은 1회 출루입니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출루해 상대 선발 투수를 괴롭힐 경우 팀의 선취 득점 가능성은 높아지고 경기 전체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지환은 1회 타율이 0.154에 그치고 있습니다. LG가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선취점을 허용한 채 끌려가는 경기가 많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오지환은 LG 야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수비 범위가 매우 넓은 주전 유격수인 그로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체력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타석이 돌아오는 1번 타자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없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안이 마땅치 않은 데 있습니다. 올 시즌 한때 정성훈이 1번 타자로 출전했고 작년 시즌 초반에는 박용택이 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체력적인 이유로 인해 30대 중반인 두 명의 베테랑이 1번 타자를 지속적으로 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LG는 중심 타선 구성도 난제입니다. 박용택과 정성훈은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편이 낫습니다. 이병규(7번)가 건강한 몸으로 중심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한다면 두 선수 중 한 명의 2번 타순 출전도 상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용택, 혹은 정성훈의 1번 타순 배치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최근 출전 기회가 늘어난 젊은 타자들 중에서도 1번 타자로 적합한 선수는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1번 타자로 고정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명확한 수비 포지션을 지닌 것은 물론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율이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후보자조차 꼽기 어렵습니다.

결국 LG는 오지환의 부활을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는 듯합니다. 타격 폼을 수정하는 등 변화를 도모한 오지환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습니다. 1번 타자를 둘러싼 LG의 고민은 원점으로 회귀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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