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39)의 400호 홈런볼, 회수는 가능할까. 이미 이승엽의 400호 홈런볼 잡기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일 롯데-삼성전이 열린 포항구장은 외야석부터 동이 났다. 특히 8회말 이승엽의 펜스 직격 2타점 2루타가 나온 뒤 더이상 홈런을 기대하기 힘들자 외야 관중들은 썰물처럼 구장을 빠져 나갔다. 잔디석으로 만들어진 포항구장 외야 넘어 구장 밖도 이승엽 타석이 되면 수백명이 모여들어 '장외 홈런'을 노리고 하늘만 쳐다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삼성 구단은 외야 곳곳에 관계자들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홈런볼을 잡는 주인공이 나오면 곧바로 신원확인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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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서 삼성 이승엽이 우중간 펜스를 맞추는 안타를 친 후 2루까지 들어가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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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볼은 분명 돈이 된다. 스포츠 산업이 미국보다 덜 발달한 한국이지만 이미 이승엽의 여러 의미있는 홈런볼은 수천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승엽의 아시아최연소 300홈런볼은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이 1억2000만원에 구입해 삼성에 기증했다. 이승엽의 아시아홈런신기록(56홈런) 홈런볼은 구단 협력업체 직원이 잡은 뒤 구단에 기증했고, 삼성은 56냥 황금공을 선물했다. 이 역시 수천만원의 값어치가 있음을 증명한다.
미국과 한국의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지만 마크 맥과이어의 1998년 70호 홈런볼은 300만달러(약 33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승엽이 500호 홈런을 날리지 않는 이상 400호 홈런볼은 더 귀한 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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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서 삼성 이승엽이 우중간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치고 있다. 포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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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야구역사적으로도 가치있는 특별한 이 볼에 대한 확보다. 삼성 구단은 일찌감치 팬이 구단에 홈런볼을 기증하면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증하는 팬에게는 최신형 휴대전화 갤럭시S6 2대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를 선물한다. 대략 휴대폰이 100만원, 전지훈련상품권이 280만원, 사인배트를 20만원으로 치면 400만원 정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승엽 특별 이벤트가 열리는 대구구장에서 특별한 시구를 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도 주어진다.
삼성 관계자는 "돈을 주고 홈런볼을 구입하면 사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홈런볼 확보는 현재로선 순전히 공을 습득하는 팬의 마음에 달렸다"며 "인터뷰나 개인신상 정보 공개 등 모든 것도 홈런볼 주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KBO는 안전 등을 이유로 1m 이상의 막대기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제 잠자리채 대신 야구 글러브를 손에 들고 외야를 지키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연 400호 홈런볼을 손에 쥐는 행운의 주인공의 선택은? 개인소장, 현금화 시도, 삼성구단에 기증 등 세가지다. 삼성 구단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당연지사 기증이지만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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