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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박세웅이라는 투수를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또, 장성우를 단순 백업 포수로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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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달리 해보자. 먼저 장성우다. 장성우가 롯데가 아닌 다른 팀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강민호의 백업 역할에 그치고 있었을까. 웬만한 팀이라면 장성우가 주전으로 뛰고 있었을 것이다. 장타력을 보유하고 리드에 있어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포수. 여기에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백업 타이틀만 아니면 정말 귀하신 몸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박세웅도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망주라지만 장성우도 이제 25세다. 이름이 알려져서 그렇지, 이 트레이드를 유망주와 소위 말하는 '노망주'의 트레이드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양쪽 입장을 놓고 보면 어느 한쪽이 확실히 이득이고, 손해고 논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 서로 간절히 필요한 것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경우다. 롯데는 당장 마운드 정비가 시급했다. kt는 신생팀으로 멀리 내다볼 때 포수 1명의 가치가 컸다. 진갑용(삼성) 박경완(은퇴)과 같은 포수 존재 1명이 팀을 어떻게 바꾸는지 명포수 조련사 조범현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홍성무와 주 권이라는 또 다른 유망주 투수 2명이 복귀 준비를 마쳤다는 것도 이번 트레이드에 중요 고려 사항이었다.
박세웅이 포함됐다고 해서 kt만 유망주를 내준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넓게 보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장성우도 장성우지만 하준호와 이창진을 떠나보내는데 큰 아쉬움을 표현했다. 막판까지 2명을 다 줄 수 없다라는게 롯데의 입장이었지만, kt의 두 선수 영입 의지도 굳건해 결국 OK 사인을 했다. 롯데 야수 유망주 1, 2순위 선수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어찌됐든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됐다. 새로운 선수들이 잘 해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누구에게 더 이득이니, 손해니 이 상황에서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트레이드로 한쪽만 살고, 한쪽만 죽는 것이 아닌 양쪽 구단 모두 잘될 수도 있는게 야구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