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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던지던 탈보트를 쓰러트린 한화 부실수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20:34


좋은 수비는 투수를 춤추게 한다. 반대로 나쁜 수비는 빼어난 투구를 하던 투수를 한 번에 무너트릴 수도 있다.


2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1사 1,2루서 KIA 최희섭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한화 탈보트가 마운드에 오른 정범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9.
호투하던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11일 만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어설픈 수비로 인해 갑자기 무너졌다. 탈보트는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 이후 가벼운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 뛴 탈보트의 11일 만의 재출격. 그러나 탈보트는 5회를 넘기지 못했다. 3⅓이닝 만에 6안타 1볼넷 1삼진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62개 였다.

3회까지의 탈보트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2회말 2사 후 이범호에게 볼넷 1개만 허용했을 뿐 노히트노런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140㎞대 중반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특히 서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하며 빼어난 호투를 이어갔다. KIA 타자들은 탈보트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마침 팀 타선도 4회까지 3점을 먼저 뽑아줘 탈보트의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2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1루서 KIA 김다원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한화 김회성이 탈보트와 주먹을 맞추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9.
그러나 탈보트는 4회에 갑자기 무너졌다. 구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야수들의 어설픈 수비로 인해 안줘도 될 안타와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0-3으로 뒤진 KIA의 4회말 공격. 선두타자 최용규가 우전 안타로 탈보트의 노히트 노런 행진을 무너트렸다. 제대로 받아친 안타였다. 이어 외국인 타자 필이 좌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무사 1, 2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4번 나지완이 친 타구가 한화 3루수 김회성의 정면으로 향했다. 타구를 잡은 김회성은 1실점을 감수하고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는 대신, 홈에 송구해 3루 주자 최용규의 득점을 막아냈다. 하지만 타자 주자가 발이 느린 나지완인데다 후속 타자가 장타력을 지닌 최희섭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선택이었다. 1점을 주는 대신 주자를 없애며 아웃카운트 2개를 늘리는 방법이 조금 더 효율적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회성의 선택은 악수였다. 후속 최희섭이 좌전 적시 2루타를 날려 2루주자 필을 홈에 불러들인 것. 이 과정에서 한화 좌익수 송광민도 실책성 수비를 했다. 최희섭의 타구 방향을 놓치는 바람에 2루타로 만들어준 것. 전문 외야수가 아닌 송광민의 한계였다. 최희섭이 밀어친 타구는 좌측으로 휘어지는 궤적을 그렸는데, 전문 외야 수비였다면 잡기 어려운 타구가 아니었다. 김회성의 송구 판단 미스와 송광민의 타구 위치 판단 미스가 겹치며 이닝이 끝날 상황이 1실점에 1사 2, 3루로 이어졌다.


29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사서 한화 송광민이 중전 안타를 친 후 오른쪽 팔에 고통을 호소, 교체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9.
탈보트는 여기서 무너졌다. 결국 이범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한 탈보트는 김다원에게 좌전안타를 내줘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린 뒤 8번 이성우에게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물론 좌익수 송광민의 불안한 수비는 이 과정에 계속 나왔다. 결국 탈보트는 9번 이호신 타석 때 김기현으로 교체됐다.

3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다가 4회에만 6개의 안타로 5실점을 기록한 뒤였다. 이 6개의 안타 가운데 좌측 외야로 간 최소 2개의 안타(최희섭 2루타, 김다원 단타)는 전문 외야수였다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었다. 또 이성우의 2타점 2루타도 경험이 풍부한 외야수라면 직접 잡았거나 단타로 막을 만 했다. 탈보트로서는 야수들의 수비력이 아쉬울 법 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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