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뛸 때보다 밖에서 부진한 걸 보는 게 더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십자인대 파열로 재활중인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은 애써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래도 야구장에 다시 나와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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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 복귀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은 서건창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너무나 큰 악재였다.
넥센도 서건창 이탈 이후 고전했다. 최근 부상자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다시 상승세를 탔지만, 서건창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29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그는 "내가 뛰고 있을 때 부진한 것보다, 밖에서 보고 있을 때 부진한 게 더 힘들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부상 이후 3주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처음 2주간은 병원에서 재활을 했고, 28일부터 야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그래도 야구장에 나오니 훨씬 낫다. 이제 좀 움직이는 것 같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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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은 제한된 각도 이상 무릎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다. 잘 때도 다리를 어떻게 움직일 지 모르니 꼭 보조기를 차야 한다. 이날 웨이트트레이닝도 보조기를 찬 채로 소화했다.
그는 "지금 하는 훈련은 기초 중에 기초다. 조금씩 움직이면서 각도를 넓혀가는 단계다.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커지고 있다"며 "통증이 없는 한에서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고 있다. 상체는 계속 하고 있다. 다친 부위에 무리가 안 가는 운동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를 하면서 이번처럼 크게 다친 적이 없다. 처음 충돌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부상일 줄 몰랐다. 그는 "넘어졌을 때 괜찮을 줄 알았다"며 "지금도 속상하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최대한 노력중"이라고 털어놨다.
사실 지난해 201안타를 때려낸 그에게 올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서건창은 "기록은 애초에 목표를 두지 않고 있었다. 부상은 예상치 못하게 오는 것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젠 다 잊어버렸다. 쉬는 동안 속상해 하기 보다는, 복귀했을 때 플러스 요인이 되도록 하려 한다. 시간이 많아서 야구를 엄청 많이 본다"고 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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