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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서건창 "야구장 다시 나오니 살 것 같아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18:44


"내가 뛸 때보다 밖에서 부진한 걸 보는 게 더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십자인대 파열로 재활중인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은 애써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래도 야구장에 다시 나와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야구장에 출근해 재활훈련을 시작한 넥센 서건창.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서건창은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오른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0-1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서 1루수 앞 땅볼을 치고, 1루에서 두산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해 넘어졌다. 당시 두산 선발 마야에게 노히트노런 기록을 헌납하기 직전, 서건창은 병살타가 되지 않기 위해 전력질주해 1루를 먼저 밟았지만 뒤늦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고영민의 발에 걸리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파열. 복귀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은 서건창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너무나 큰 악재였다.

넥센도 서건창 이탈 이후 고전했다. 최근 부상자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다시 상승세를 탔지만, 서건창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29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그는 "내가 뛰고 있을 때 부진한 것보다, 밖에서 보고 있을 때 부진한 게 더 힘들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부상 이후 3주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속상하다. 처음 2주간은 병원에서 재활을 했고, 28일부터 야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그래도 야구장에 나오니 훨씬 낫다. 이제 좀 움직이는 것 같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29일 목동구장에서 재활훈련중인 넥센 서건창.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TV 중계를 보며 누구보다 더 크게 응원했다. 비록 보조기를 차고 있지만, 이젠 덕아웃에서도 함께 소리를 지를 수 있게 됐다. 서건창은 "워낙 좋은 선수가 많지 않나. 응원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서건창은 제한된 각도 이상 무릎을 움직이지 않게 하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다. 잘 때도 다리를 어떻게 움직일 지 모르니 꼭 보조기를 차야 한다. 이날 웨이트트레이닝도 보조기를 찬 채로 소화했다.


그는 "지금 하는 훈련은 기초 중에 기초다. 조금씩 움직이면서 각도를 넓혀가는 단계다.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커지고 있다"며 "통증이 없는 한에서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고 있다. 상체는 계속 하고 있다. 다친 부위에 무리가 안 가는 운동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를 하면서 이번처럼 크게 다친 적이 없다. 처음 충돌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부상일 줄 몰랐다. 그는 "넘어졌을 때 괜찮을 줄 알았다"며 "지금도 속상하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최대한 노력중"이라고 털어놨다.

사실 지난해 201안타를 때려낸 그에게 올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서건창은 "기록은 애초에 목표를 두지 않고 있었다. 부상은 예상치 못하게 오는 것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젠 다 잊어버렸다. 쉬는 동안 속상해 하기 보다는, 복귀했을 때 플러스 요인이 되도록 하려 한다. 시간이 많아서 야구를 엄청 많이 본다"고 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9일 목동구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중인 넥센 서건창.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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