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1위 LG '뒷심 야구', 짜릿하고 위험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08:28



LG 트윈스가 2015시즌에 강한 '뒷심'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역전승이 무려 8번. 두산 베어스와 함께 역전승이 가장 많다. LG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2점차로 끌려간 9회에만 무려 5득점해 7대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던 삼성을 4연패에 빠트리면서 선두에서 끌어내렸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LG 트윈스가 2015시즌에 강한 '뒷심'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역전승이 무려 8번. 두산 베어스와 함께 역전승이 가장 많다. LG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2점차로 끌려간 9회에만 무려 5득점해 7대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던 삼성을 4연패에 빠트리면서 선두에서 끌어내렸다. LG는 올해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서 나갔다. 삼성 클로저 임창용을 올해에만 두 차례 무너트렸다. 삼성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LG가 이처럼 역전승이 많은 건 현재 LG 투타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LG 타선을 리그 전체로 평가해봤을 때 매우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팀 타율 2할6푼5리로 10개팀 평균치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넥센(0.288) 두산(0.284) 등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타선의 정확도와 힘에서 약하다. 팀 홈런도 18개로 8위다. 득점권 타율(0.220)도 밑에서 두번째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득점에 성공해 여유있게 리드를 잡을 때가 많지 않다. 이번 시즌 통계치를 보면 LG 타선은 후반부로 갈수록 타율도 좋아지고 홈런도 많았다. 7~9회 타율이 2할8푼6리(LG 시즌 팀 타율 보다 훨씬 높다)로 두산(0.302) KIA(0.289)에 이어 3위다. LG 타자들은 이닝별로 따졌을 때 슬로 스타터라고 볼 수 있다.

타선이 아무리 경기 막판 잘 친다고 해도 투수진이 무너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역전승도 투타가 손발이 잘 맞아야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LG 투수력은 역전승이 발판을 잘 만들어주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무사 1루서 LG 이진영이 우월 끝내기 2점 홈런을 친 후 환호하며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12.
LG 불펜은 삼성과 더불어 국내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끌려갈 때도 추가 실점을 막아주는 역할을 잘 한다. LG는 필승조의 틀이 딱 잡혔다. 사이드암 김선규, 좌완 윤지웅, 우완 정통파 정찬헌, 셋업맨 이동현 순으로 줄줄이 올라간다. 유원상은 롱 릴리프다. 특히 김선규가 지난해 보다 구위가 많이 좋아지면서 불펜에 큰 힘이 돼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이 낮게 로케이션 되고 있고, 변화구의 각도가 예리해졌다. 윤지웅은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이제는 1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믿을맨'으로 성장했다. 정찬헌과 이동현은 여차하면 마무리 봉중근의 역할을 대신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동현의 경우 요즘 봉중근의 역할을 임시로 대신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봉중근은 요즘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어 세이브 상황에도 등판하지 않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28일 삼성전에서 7-4로 앞선 9회말 이동현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LG의 뒷심 야구는 야구팬들을 흥분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승부가 경기 후반부에 뒤집어지는 건 LG가 지향하는 야구는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우리도 경기 초반부터 여유있게 앞서 나가면서 끝내고 싶다"고 했다. 역전의 짜릿한 맛이 좋기는 하지만 그 만큼 심적 부담이 크고 또 승리한다고 해도 여러모로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당연히 패배의 위험도 높다. LG는 역전패도 5번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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