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할 마법, 김성근 감독이라 가능할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4-23 11:56



한화 이글스는 2015시즌 KBO리그 현재 화제의 중심 팀이다. 시즌 개막 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연감에 남을 제법 굵직한 이슈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한화 이글스전 중계를 선호한다. 또 인터넷 포털에서도 한화전을 보기 위해 팬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편이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4.14/

한화 이글스는 2015시즌 KBO리그 현재 화제의 중심 팀이다. 시즌 개막 후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연감에 남을 제법 굵직한 이슈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한화 이글스전 중계를 선호한다. 또 인터넷 포털에서도 한화전을 보기 위해 팬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편이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인기 구단

현재 최고령 사령탑인 김성근 한화 감독(73)은 매우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한화는 시즌 초반 조인성 정근우 등의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정면 돌파했다. 4월 9일 넥센에서 좌타자 이성열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성열은 그날 바로 LG전에 선발 투입,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히어로가 됐다.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롯데전(4월 12일)에선 빈볼 사건이 불거졌다. 한참 후배인 이종운 롯데 감독(49)이 보복을 예고하는 듯한 코멘트를 날려 보통의 빈볼 사건과는 후폭풍이 달랐다. 김 감독과 한화는 KBO로부터 제재금 징계까지 받았다. 그 빈볼 사건으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재돼 있었던 '반' 김성근 감독 목소리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한화는 바로 삼성을 만나 1승1패로 5할 승부를 했다. 팀 분위기를 추스리는데 성공했다.

한화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선 포수 정범모가 구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속단하는 본헤드 플레이를 저질렀다. 정범모는 인터넷에서 마녀사냥식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그런 정범모를 내치지 않았고 22일 LG전에 주전으로 다시 기용했다. 정범모는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였고, 한화는 승리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LG 경기가 열렸다. 5대2로 승리한 후 김성근 감독이 정근우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2.
김성근 감독의 '마이웨이', 독하지만 매력있다

한화의 22일 현재 전력은 강하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5.27)과 팀 타율(0.260)이 8위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 선발 로테이션도 안정감있게 돌아가지 않는다. 허점이 많이 보인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중환자 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화는 버텨낸다. 최근 경기 결과를 보면 연승도 많지 않지만 연패가 거의 없다. 가장 긴 연패가 2연패(4월 3일, 5일) 딱 한 번이다. 한번 지면 반드시 다음 경기에서 이기고 만다.

김성근 감독은 팀 운영 비중을 당장 오늘 경기 승리에 더 많이 맞추는 지도자다. 물론 한화 구단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그렇게 운영한다. 그는 이렇게 라도 버티지 않으면 미래에 더 따라붙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길게 보고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해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화는 4월이지만 경기 운영을 보면 포스트시즌 처럼 돌아간다. 김 감독은 눈앞의 1승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다. 독한 승부사라고 보면 된다. 그런 모습과 열정 때문에 그의 마력에 빨려든 팬들이 많다. 야구계에선 김 감독의 그런 팀 운영이 너무 독선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선수들을 너무 극한 상황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선수들의 몸이 버티지 못하고 고장날 위험이 클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강도 높게 훈련시켰고, 또 실전에서도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이 고비를 넘어서야만 강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요즘 한화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는 권 혁은 벌써 12경기에서 18⅔이닝 동안 총 투구수가 304개였다. 그는 22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동안 투구수 54개를 기록하면서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한화의 미래, 속단 금물 좀더 보자

타 구단에서 한화와 김성근 감독의 이번 시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단 하나다. 최근 몇 년간 꼴찌를 밥먹듯 했던 한화를 김성근 감독이 몇 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LG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무사 1루서 마운드에 오른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과 이야기를 나눈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2.
다. 이미 최다 우승 사령탑 김응용 감독이 결과적으로 실패라는 성적을 남기고 한화 사령탑을 거쳐 갔다.

한화와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한화는 지금까지 승률 5할 승부를 해냈다. 최약체 kt 위즈와 싸우지 않고 거둔 성적표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지금 처럼 버텨줄까. 그들의 미래에 대한 예상은 속단하기 어렵다. 조인성과 윤규진 이시찬 등이 돌아오면 한화의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반대로 무리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권 혁 등의 부상 위험은 높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과부하가 걸리면 부상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일부에선 부상으로 인한 이탈 선수가 나올 경우 김성근 감독은 또 다른 대체 선수로 내세워 그 위기를 모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화의 미래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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