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10승6패다. 김태형 감독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라고 했다.
더스틴 니퍼트 역시 갑작스러운 골반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템포 걸렀다. 결국 투수진도, 타선도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두산은 2위. 이 정도면 매우 좋은 성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행보다.
당연한 얘기지만, 두산 역시 안심할 수 없다. 두산의 전력을 바라보는 '바로미터'는 중간계투진이다. 니퍼트와 마야, 그리고 장원준과 유희관의 선발진이 탄탄하기 때문에 중간계투진의 선전 여부에 따라 두산 성적은 요동칠 수 있다. 타선의 경우, 두산은 부상 변수에도 완충장치들이 있다. 백업이 워낙 두텁기 때문이다. 실제 최주환이 18일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여기에 허경민 정진호 박건우 등 제 몫을 할 수 있는 백업 요원들이 많다.
하지만 중간계투는 약한 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있는, 변수가 많은 젊은 투수들이 있다. 김강률과 함덕주가 잘 던져주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이재우 역시 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1점 차 승부처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없다.
김 감독은 "현 시점에서 우리 중간계투진이 1점차 승부처를 극복하기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
때문에 그는 "최대한 편한 시점에서 중간계투를 내보내려 한다"고 했다.
여전히 젊은 선수들이 두산 반등의 키를 쥐고 있다. 올 시즌 매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강률은 "확실히 1점차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부담감이 다르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있고, 좀 더 좋은 투구를 할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함덕주 역시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일단 마무리가 굳건하면, 중간계투진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여기에서 변수는 있다. 노경은이 빠르면 4월 말 투입이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그가 온다고 해서 두산의 중간계투진이 극적으로 변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랜 실전감각의 공백과 함께 여전히 고질적인 약점인 제구력 부문에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마무리인 윤명준이 잇단 블론 세이브로 정신적 타격을 입은 상태. 하지만 윤명준 역시 19일 "그래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상태"라고 했다. 지난 시즌 혹사했던 어깨가 여전히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1점 차 승부는 윤명준에게 매우 부담스럽다.
결국 노경은의 컴백과 함께 윤명준과의 마무리 분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두산의 올 시즌 성적은 좌우될 공산이 높다.
김 감독은 "필승계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내 임기에서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여전히 힘든 과정이 남아있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두산의 현 시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