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프로야구 넘치는 이슈, 날씨에 움츠린 관중흥행 -12%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4-19 09:21


요즘 프로야구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기분좋게 출발한 10구단 체제, 경기수는 576경기에서 720경기로 대폭 늘었다. 매일 5경기가 벌어진다. KBO는 10개 구단의 관중목표를 취합해 올시즌 목표치를 836만2000명으로 잡았다. 18일 현재 프로야구 입장관중은 83만6007명으로 지난해 동기(같은 경기수, 같은 구장) 대비 12% 줄었다. 경기당 평균관중은 1만195명이다. 지난해는 1만1523명. 관중수는 줄었지만 다양한 이벤트 좌석과 편의시설 개선으로 입장수입은 18일 현재 88억824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91억749만원)에 비해 2%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같은 추이면 올시즌 관중수는 734만명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다였던 2012년 715만6157명은 넘어서지만 경기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박수칠 정도는 아니다. 이대로라면 꿈의 800만 관중돌파는 어려워진다.


◇지난달 28일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개막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많은 관중들이 잠실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28.
LG, NC만 늘고 7개구단 관중 감소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팀 평균관중이 줄었다.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만 관중이 늘었다. LG는 경기당 평균 1만82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7396명)에 비해 5% 늘었다. NC도 평균 6790명으로 2% 증가했다. SK는 무려 54%가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날씨다. 중부지방은 겨우내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봄비가 더 없이 반가웠지만 프로야구 입장에선 아쉬웠다. 비가 충분히 내리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 좋았겠지만 비는 며칠 간격으로 뿌리다 말다를 반복했다. 아예 취소가 되면 오히려 추후 편성에서 관중동원을 기대할 수도 있었지만 경기 시작전까지 비가 내리다 그쳐 경기는 열리고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던 팬은 집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꽤 발생했다. 아예 비를 맞으면서 치러진 경기도 많았다. 인천 문학구장의 경우 지난 2일 비로 KIA-SK전이 노게임 선언됐다. 비가 오면 기온도 떨어진다. 화창하고 쾌적한 4월날씨를 기대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운날이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4월 들어 평균기온은 지난해에 비해 1도 가량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 경기 특성상 추위는 관중흥행의 독이다. 추후 편성되는 경기도 늦가을로 이동되면 이 역시 추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또 올봄 황사와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도 적잖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넘치는 이슈, 화제 묻힐라

야구만 놓고보면 이슈와 화제가 넘친다. 막내 kt가 힘겨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유일한 흠이지만 예상대로 2015 KBO리그는 어느때보다 흥미진진하다. 개막하자마자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6연승을 내달렸고, 이종운 감독의 롯데도 신바람을 내며 '전국구 구단' 부활을 알렸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 역시 탈꼴찌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 12일 롯데와 한화의 빈볼다툼도 야구 안에선 흥행 호재다.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지 않고 부상만 없다면 양팀의 신경전과 사령탑들의 기싸움은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주목도를 끌어올린다.

시즌 초반 순위다툼도 볼만하다. 1위 삼성이 12승5패로 독주채비를 갖추고 있고, 공동 2위인 두산과 SK가 나란히 10승6패로 1.5게임차 뒤져 있다. 4위 롯데(9승8패)부터 9위 넥센(7승9패)까지 6개팀은 5할승률을 기준삼아 시소게임 중이다.

프로야구 콘텐츠 자체에 대한 흥미도는 여전히 최고다. 프로야구 TV중계 시청률은 계속 잘 나오고 있고, 온라인 웹이나 모바일 중계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오히려 중계 이용 환경이 너무 좋아지다보니 야구장을 찾기보다 집에서 프로야구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래도 직접 야구장에서 즐기는 박진감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 이를 위해선 제도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올시즌부터 시작된 반입물 금지 강화에 대한 불만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올시즌부터 야구장 안전(선수, 관중)을 위해 '세이프 캠페인'을 펼치며 맥주캔과 페트병 등 반입을 제한하고 소지품 검사도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매점 매출을 올리려는 상술 아니냐는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소지품 검사도 실랑이가 사라지지 않는다. 규제를 최소화하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경기장 내 안전요원의 수를 확충하는 등 유연한 제도시행이 아쉽다. 일부 몰지각한 관중이 맥주캔을 던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며 제도를 도입했지만 야구장은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안전을 위한답시며 파울볼이나 홈런볼에 관중이 다치는 것에 대비, 구장 전체를 안전망으로 덮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2015프로야구 관중추이(전년 같은 경기수 대비)

한화 9경기 5만7122명(-28%)

LG 10경기 18만2783명(+5%)

KIA 7경기 8만3628명(-19%)

kt 7경기 6만460명(-)

롯데 10경기 12만2321명(-2%)

NC 4만740명(+2%)

두산 7경기 10만4227명(-25%)

SK 8경기 7만870명(-54%)

삼성 10경기 7만264명(-5%)

넥센 8경기 4만3592명(-22%)

합계 82경기 83만6007명(-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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