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승 니퍼트, 바깥쪽 승부 살아있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17 21:50


17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두산 니퍼트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잠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4.17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바깥쪽 승부를 앞세워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니퍼트는 17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 1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두산의 12대1 승리. 시즌 두 번째 등판 만에 눈부신 투구로 첫 승을 따내며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나섰다. 니퍼트는 오른쪽 골반 부상으로 로테이션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시즌 첫 등판해 4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니퍼트는 7일만의 등판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8월 16일 잠실 롯데전부터 최근 6연승이자 잠실 홈경기 6연승, 롯데전 6연승 행진이다.

이날 두산 타선은 1,2회에만 무려 11점을 뽑아내며 니퍼트를 화끈하게 지원했다. 니퍼트는 102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 3개를 내주면서 삼진은 6개를 솎아냈다. 특히 장기인 바깥쪽 승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니퍼트는 2011년 국내 무대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4시즌 통산 678⅓이닝 동안 28개의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9이닝 평균 0.37개의 사구를 내준 셈인데, 지난해에는 6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니퍼트가 몸쪽보다는 바깥쪽 승부를 즐기는 스타일임이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철저한 바깥쪽 코너워크가 4년간 두산의 에이스 노릇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두산 전력분석팀은 "큰 키(2m7)에서 내리꽂는 바깥쪽 빠른 공이 우타자에게는 꽤나 까다롭게 보인다"고 했다. 이날 니퍼트는 바깥쪽 승부의 달인답게 롯데 타선을 가볍게 요리했다.

1회를 12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로 막은 니퍼트는 2회 선두타자 최준석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1실점했다. 낮게 던진 146㎞짜리 직구가 최준석의 잡아당기기 타법에 제대로 걸렸다. 볼카운트 3B1S로 몰린 상황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직구가 약간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였다. 그러나 이 공을 제외한 나머지 101개의 공은 완벽했다.

3,4회를 각각 볼넷 1개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니퍼트는 5회에는 두 번째 삼자범퇴를 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5회 2사후 만난 아두치는 1,2구를 바깥쪽으로 던져 2S를 잡은 뒤 3구째 149㎞ 직구를 몸쪽 높은 쪽으로 붙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코너워크의 승리였다.

6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니퍼트는 이후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도 바깥쪽 승부가 빛났다. 황재균 최준석 김대우를 맞아 결정구로 바깥쪽 직구를 선택해 삼진으로 물리쳤다. 황재균과 김대우는 방망이를 헛돌렸고, 최준석은 바깥쪽에 잘 제구된 147㎞ 직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칠 듯 말 듯한 공에 롯데 타자들은 제대로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니퍼트가 모처럼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하며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니퍼트는 경기 후 "초반에 공격이 길어져 리듬을 찾는데 힘든 면이 있었지만,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주는 것은 투수로서 좋은 일이다. 5,6회 들어서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부상 부위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가끔 뻑뻑함을 느낀다. 스트레칭으로 잘 관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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