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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3주차, 한화에 필요한 변화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06 16:57


변해야 한다. 그럴 시점이다. 여기서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한화 이글스는 또 다시 암흑기에 접어들 수 있다.

냉정히 말해보자. 한화는 아직 전력이 불안정하다. '야신' 김성근 감독(73)이 부임해 혹독한 지옥훈련을 시키며 기존의 문제점을 뜯어고치고 있지만, 금세 바뀌긴 어렵다. 워낙에 최근 수년간 바닥권에 머물던 팀이다. 실력과 자신감, 팀워크를 '강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노력과 함께 시간도 필요하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서 한화 김태균이 볼 넷을 얻어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3.29.
그런 면에서 보면 한화의 시즌 초반 모습은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바다. 긍정적인 변화 모습이 많이 포착되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무엇보다 현재 한화는 전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산가족'이라는 표현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주전 포수 조인성의 종아리 부상, 내야 수비의 핵심 2루수 정근우의 턱부상이 전력의 완성을 가로막는 주원인. 여기에 시즌 초반 배영수가 허리 통증으로 정상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다. 재활중인 한상훈과 김태완도 김 감독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이산가족' 중 하나들이다.

이런 점 때문에 한화는 개막 후 2주 동안 사실 정상적인 팀 운영을 하지 못했다. 완전하지 않은 전력을 바탕으로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내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나왔다. 게다가 시즌 초반은 오히려 여유를 갖고 다양한 카드를 실험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다양한 위치에서 활용해봤다. 가능성을 점검하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개막 3주차에 접어든 시점이다. 김 감독이 세운 '4월 승률 5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주차부터는 좀 더 확실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팀의 변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일단 이 시점부터는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현재 한화는 탈보트-유먼-배영수-송은범-유창식으로 5선발진이 구성돼 있다.


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1.
그런데 개막 2주차까지는 이 로테이션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다. 2번의 우천 취소가 있었고, 배영수와 유먼의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그래서 총 6경기 동안 4명의 선발만 나왔다. 구위가 가장 좋은 탈보트가 4일 휴식 간격으로 2번 나왔고, 유먼과 송은범 유창식이 1번씩 선발을 맡았다. 우천 취소 일정과 시즌 초반의 특수 상황등을 고려한 운용법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제대로 5선발이 돌아가야 한다. 다행히 배영수도 지난 5일 창원 NC다이노스전에 중간계투로 나와 경기감각 조율을 마친 상태.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 유창식도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왔는데, 비록 6회에 무너졌지만 5회까지의 투구에서는 희망을 보였다. 문제는 송은범이다. 긴 이닝을 버텨줘야 한다. 김 감독은 "송은범은 잘 던지다가 한 순간에 흔들리는 것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이 적어도 5회 이상 버텨줘야 불펜 운용에 숨이 트인다. 김 감독이 '벌떼 야구'를 그간 많이 해왔던 건 선발이 초반에 불안감을 안겼기 때문.

일단 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불펜의 과부하도 덜 수 있다. 그러면 필승조의 확실한 운용과 휴식이 가능해진다. 정해진 인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되면 팀 전력은 당연히 안정화된다.


또 필요한 변화는 중심타자들의 각성이다. 현재 한화는 득점권 타율이 1할9푼에 불과하다. '막내구단' kt(0.173)에만 앞서 있다. 투수진이 힘겹게 실점을 막아내도 타선이 침묵하면 방법이 없다. 중심타자 김태균과 외국인선수 모건 등의 해결사 본능이 발휘되어야만 팀 승률을 높일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타순을 바꿔보고 있다. 김태균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4일 창원 NC전이 우천취소되지 않았다면 김태균은 3번 타자로 나설 계획이었다. 득점력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벤치에서 여러 카드를 제시한다고 해도 결국은 선수들이 실력으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타자들의 각성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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