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조범현 감독, 3번 김태훈 카드 꺼낸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05 15:09


kt 조범현 감독은 5일 KIA전에 신인 김태훈을 3번타자에 전격 기용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5일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1루 덕아웃.

kt 조범현 감독은 이숭용 타격코치를 덕아웃으로 부르더니 감독석 옆 벽에 부착된 라인업 보드에 이날 선발 타순을 적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1번부터 9번까지 성은 빼고 이름만 적어넣었다.

눈에 띄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3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김태훈(19).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5번으로 지명된 수원 유신고 출신의 내야수다. 조 감독은 "신인 선수를 3번에 넣어야 할 정도로 선수가 없다"면서도 "작년 마무리 캠프부터 눈여겨 봐왔는데 타격이 좋다. 3번 타자로 써보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오늘 출전을 시킨다"고 밝혔다.

올해 2군에서 시즌을 맞은 김태훈은 지난 4일 1군에 올라 곧바로 KIA전에 나가 2루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9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김태훈은 좌완 심동섭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친 뒤 김동명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1군 데뷔 타석에서 안타와 득점을 올렸으니, 감독 입장에서도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만하다.

조 감독은 "어제 안 좋은 모습으로 졌는데 김태훈의 안타로 경기 내용이 싹 지워졌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내보냈는데도 안타를 쳤다"면서 "오늘 활약상을 지켜봐달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t는 지난 겨울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적해 온 장성호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타자 마르테를 비롯해 김상현 박경수가 클린업트리오로 나서고 있다. kt는 전날 경기까지 3경기 연속 마르테-김상현-박경수 순으로 중심타선을 꾸렸다. 그러나 김태훈을 3번 타순에 전격 배치하면서 마르테가 4번, 김상현이 5번, 박경수가 6번을 치게 됐다.

김태훈에 대한 칭찬은 이숭용 코치도 마찬가지. 이 코치는 "방망이를 돌릴 때 몸의 턴이 굉장히 좋다. 힘을 모아 칠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을 돌린다.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타자"라며 "1군 전훈캠프에는 데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2군 캠프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은 올시즌 2군서 3경기에 나가 13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태훈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우투좌타인 김태훈은 3루수가 주포지션이다. 그러나 수비가 불안하다. 조 감독이 3번 타자로 결정할 때 고민했던 부분이다. 결국 지명타자로 내세우기로 했다. 수비 실력을 하루 아침에 끌어올릴 수는 없다.

"어제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오늘 선발로 나가는데 떨리고 그런거는 없다. 기분좋다"고 소감을 밝힌 김태훈은 1회말 2사후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KIA 선발 문경찬의 2구째 135㎞짜리 낮은 직구를 잡아당겨 깨끗한 우전안타를 날린 뒤 상대 우익수 이종환이 공을 뒤로 빠트린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