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이와 참 많이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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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부터 인상 깊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김택형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넥센에 지명됐다. 고교 시절 138㎞이던 최고구속은 프로 입단 후 스프링캠프에서 145㎞까지 상승했다. 입단과 동시에 꾸준히 몸을 만들었고, 근육이 붙으면서 구속이 오를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여기에 메커니즘을 조금 손보니, 단시간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될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이러한 김택형을 보면서 과거 양현종의 모습이 떠올랐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스카우트를 하던 시절, 고졸 최대어인 양현종은 2007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당시 전체 2순위 순번을 갖고 있던 현대도 양현종의 지명을 고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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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김택형에게서 양현종의 모습을 보고 있다. 프로 입단 후 구속이 상승한 모습 등 닮은 점이 너무 많다. 그렇게 정상급 좌완투수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는 "택형이는 시작부터 강하게 키우게 돼서 계속 그렇게 키우기로 했다"며 웃었다. 개막전, 그것도 연장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데뷔전을 가졌다. 염 감독은 "택형이에게 '너무 잘 하려 하지 말고 배운 것대로 해라'고 주문했다. 못해도 19살인데 당연하다. 감독은 못했다고 말을 안 할 테니, 결과는 보지 말고 과정만 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고졸 신인의 개막전 첫 승, 부담이 될 만한 기록이다. 염 감독은 이튿날 안타 2개로 쐐기점을 내준 상황을 언급하며 "그런 게 다 좋은 투수가 되는 과정이다. 잘 하는 것은 물론, 맞는 것도 경험해야 한다. 지금보다 2~3년 뒤에 더 좋은 투수, 양현종 같은 투수가 될 것이다"라며 미소지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