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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5대4로 신승, 전날 12대9 역전승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꼴찌 후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첫 스타트를 경쾌하게 끊었다. 하지만 상대팀이 막내 kt였기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화끈한 공격 야구가 살아나고 있다. 개막전 홈런 2개 포함, 14안타를 몰아치더니 2차전에서도 황재균, 아두치의 홈런이 터졌다. 특히, 리드오프 아두치의 활약이 팀 전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장타와 단타를 가리지 않고 잘뛰기까지 하니 뒷 타순의 선수들도 야구를 할 맛이 난다. 아두치-황재균-손아섭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순의 힘이 상당하다.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올 수 있는 대량 득점 물꼬를 틀 수 있다.
박종윤이 개막전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열외했지만 이종운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빈 자리를 잘 메워줄 것"이라고 했다. 2차전 오승택이 1루수로 무난한 활약을 했다. kt 조범현 감독은 "롯데가 백업층이 약하다고들 하는데, 선수 면면을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시즌을 치르며 좋아질 팀"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하지만 냉정히 봤을 때 롯데의 경기력이 상위권 후보 팀들을 압도할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든 2연전이었다. kt는 1군 데뷔전을 치르는 막내팀. 덕아웃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팀이다. 거기에 1군 첫 원정경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뽐내기 어려운게 사실이었다.
객관적 전력도 확실히 롯데에 밀렸다. 2차전 4-5로 추격에 성공한 8회초 2사 만루 찬스서 상대적으로 타격이 약한 박기혁을 대신할 대타자가 나오지 못했다. 엔트리에는 배병옥과 송민섭이 있었지만 결국 박기혁보다 믿음을 주지 못했다. kt 선수층의 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
롯데는 이 신생팀 kt에 이틀 연속 진땀승을 거뒀다. 개막전도 kt 젊은 불펜 선수들이 조금만 안정을 찾고 공을 던졌다면 경기를 뒤집기 힘들었을 것이다. 2차전도 더 달아날 수 있는 찬스에서 확실히 도망가지 못해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다른 강팀이었다면 충분히 롯데를 쓰러뜨릴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일단 2연전을 통해 본 결과, 공격력은 그럭저럭 점수를 줄만 하다. 하지만 마운드가 걱정이다. 특히, 불펜에서 상대를 압도할 만한 투수가 없다. 정재훈, 이정민, 김성배, 이명우 등은 모두 나이가 많고 구속이 떨어지는 투수들이다. 마무리 김승회도 이틀 연속 불안했다. 살얼음 승부에서 상대에 좋은 먹잇감들이 될 수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